posted by DdaDdaSsij 2019. 4. 5. 18:58

보니와 클라이드를 아시나요?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연쇄 강도 및 살인을 벌인 유명한 범죄 커플입니다. 이 커플은 아직까지 유명해서 영화나 음악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1967년에 아서 펜 감독의 대표작인 [보니 앤 클라이드]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이름으로 개봉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영화, 드라마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사용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스토리가 매력적이라는 거겠죠.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보니와 클라이드를 좋아했고, 장례식에도 2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찾아갔다고 합니다. 사람을 죽이고, 강도 짓을 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좋아하니, 정부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골칫거리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잡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합니다. 그리고 전직 텍사스 레인저스였던 두 사람을 데려오게 되는데, 그 두 사람이 프랭크 해머와 매니 골트입니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영화가 [하이웨이 맨]입니다.

 

 

[하이 웨이 맨]은 공개 전부터 보니 앤 클라이드를 잡으려는 경찰의 이야기라는 점과 케빈 코스트너와 우디 해럴슨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기대를 했던 작품입니다. 거기에 [블라인드 사이드]과 [파운더]를 연출한 존 리 핸콕 감독의 연출 또한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한동안 넷플릭스 영화들을 안 봤는데, 오랜만에 보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넷플릭스 영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선,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 보니 앤 클라이드 이야기를 아셔야 할 것입니다. 자세하게는 아니더라도 그들의 이야기를 모르는 분들은 아마 없으실 겁니다. 모르시더라도 영화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물론, 영화를 보고 보시면 더욱 재밌을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보니와 클라이드는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저, 인물의 대화나 누군가가 목격하는 장면으로만 등장합니다. 추측하건대, 보니와 클라이드의 이야기를 모른 상태로 영화를 본다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본 뒤에 그들의 이야기가 다시금 궁금해질 것입니다. 이미 보신 분들이라면, 보니와 클라이드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영화 자체가 옛날 영화라는 느낌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서부극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이 영화는 [보니 앤 클라이드]를 염두에 두고 찍은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에서 그 점을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으나, 보니와 클라이드 하면 가장 대표적인 영화이기도 함과 더불어 뉴 아메리카 시네마라를 영화 사조 상으로도 이 영화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감독이 영향을 안 받았다고 할 수가 없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하이 웨이 맨]은 뉴 아메리카 시네마(아메리칸 뉴 웨이브 시네마)의 성격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눈을 굴리듯이 천천히 밀고 나가면서 이야기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영화 자체도 보니와 클라이드를 잡는 이야기 외에도 그들을 잡으려고 하는 나이 든 레인저스 두 사람의 이야기도 충분히 보여줍니다. 그 이야기 또한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보니와 클라이드를 잡은 은퇴한 두 노인의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도 이 두 노인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 누구보다 보니와 클라이드에게 가장 근접하게 됩니다. 이 대목에서 [하이 웨이 맨]은 단순히 보니와 클라이드를 쫓는 수사 극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 속 두 인물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치열한 젊은 시절을 보냈고, 그것에 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련한 그들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해도 우아하고 품격 있는 두 배우의 모습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인생의 굴곡들이 이 영화에도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이 영화는 상당히 클래식한 영화입니다. 영화 스타일, 배경, 캐릭터의 나이까지 많은 시간이 지난 것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느껴지는 말로 표현 못 할 느낌이 있는데, 이 느낌은 영화를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보니 앤 클라이드] 하면 그들이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이 가장 유명할 것입니다. 때문에 이 영화에서도 그 최후의 장면에 상당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장면 이후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자세히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 인물들이 느끼는 씁쓸함, 혹은 회환 같은 장면이 등장하는데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인물의 고뇌가 많이 표현된 영화입니다. 두 인물의 왜 고뇌를 해야 하며, 굳이 나서서 하려는 이유와 마지막에 다다라서 그들이 웃지 못하는 이유까지 같이 생각해보면, 영화가 상당히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3.5 / 5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한 그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