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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18 공포 없는 공포영화 / 영화 [왓칭] 리뷰
posted by DdaDdaSsij 2019. 4. 18. 17:23

영화 [왓칭]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악역으로 등장하는 이학주 배우의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은 그의 연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도 거기에 한 마디 보태고 싶습니다. 적절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그가 풍기는 분위기가 역할과 잘 맞는다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해서는 칭찬하고 싶은 점이 많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공포영화인데, 전혀 공포영화 같지 않습니다. 공포감이 전혀 안 느껴집니다. 크게 놀라는 장면 없이 연출하려고 한 것이라면 칭찬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에는 좋지만, 그것이 과하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놀라기만 하다가 끝나는 영화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분적으로 이 효과를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의도한 것이라면 그런 것인데 정확하게 연출 의도 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코드를 가진 영화 [도어락]이 있습니다. 두 영화 모두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과 현대 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어락]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부족할지라도 스릴이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심지어 [도어락]은 공포라는 장르를 내세우지 않았음에도 공포스러운 영화가 되었습니다.

 

[왓칭]은 공포 장르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공포가 느껴지지 않은 것은 문제입니다. [도어락]처럼 여성들이 겪는 공포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기에 남성인 저는 느낄 수 없던 것일까요? 만약 그런 것이라면 영화는 더더욱 실패한 것입니다. 그들이 겪는 공포를 남성들도 공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또 한 가지의 문제점은 소모적으로 쓰이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공포 영화를 싫어하는 요소 중 하나인데, 사건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등장하는 이유도 없이 그냥 주인공을 방해하는 인물로만 등장하는 것입니다. 해당 인물이 어떤 의미라도 가지고 있다면, 수긍할 수 있는데 정말 짜증이 났습니다.

 

영화의 홍보자료를 통해서만 보면, [왓칭] CCTV로 모든 것을 감시하며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는 그런 이야기로 예상이 됩니다. 영화에 일부 내용이 등장하지만, 상당히 억지로 넣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CCTV로 본다는 설정 없이도 충분히 전개 가능한 영화인데, 굳이 넣은 것은 무언가 사회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일까요? 또 그런 것도 아닌 것이 영화의 결말부에 다다르면, 여태까지 영화가 보여준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내놓습니다.

물론, CCTV를 통해 훔쳐보는 관음적인 시선에 대해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들었습니다. 오히려, 한 사람에 광기 어린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이 보였습니다. 정말 감독이 관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영화는 철저하게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한테 드레스는 왜 입힌 거죠? 영화 [언니]에서 나온 드레스를 똑같이 입힌 것 같은 느낌입니다. 드레스 입히는 것은 좋은데, 너무 디자인이 비슷한 것 같아서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이 영화에도 허점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충분히 탈출할 수 있는 방법들이 존재했다고 봅니다. 소방벨을 눌렀다면 소방차가 출동하지는 않더라도 다른 층에 있던 경비들이 살펴보러 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물리적으로 주차장에 있는 모든 비상계단을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 외에도 많지만, 더 자세하게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결국, 영화를 통해 남은 것은 이학주라는 배우의 발견입니다. 이점은 연출자의 노력보다는 배우 스스로가 준비를 많이 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영화 [왓칭]은 쉽사리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보고 싶다고 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네요. 저는 이 영화의 매력을 찾기 못했습니다. 굳이 봐야 하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적은 예산을 가지고 찍은 영화라는 점을 알고 있어서, 별 기대를 안 했었습니다. 그런데, 돈이 들어가면 달라지는 기술적인 부분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없고, 시나리오에서 상당히 큰 허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2 / 5 기승전결은 무시하고 그저 하고 싶은 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