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의료시설 하나 없는 필리핀의 오지 마을은 누군가의 죽음이 일상이 되어버린 곳입니다. 그런 그들을 위해 먼 곳에서 찾아온 한 사람, 바로 ‘박누가’ 선교사입니다. 의료 버스 한 대로 30년 동안 의료봉사를 다닌 그가 세상에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선보입니다. 영화 [아픈만큼 사랑한다]입니다.
저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것이 그 흔적 중 하나일 것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도 자주 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다큐멘터리가 기록영화가 아닌 어느 이익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식으로 어떤 시선이 들어가면서 조금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라는 단어 자체가 기록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점은 더더욱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어떤 시선의 개입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그런 영화를 좋아합니다.
거기에 저는 영화가 종교의 색을 가지고 있는 영화를 안 좋아합니다. 다큐멘터리처럼 예전에는 별로 개의치 않고 보다가, 어느 순간부터 그 색이 과해지면서 어느 순간은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에서 특정 종교색이 짙은 영화들이 불편해지면서, 이런 영화들을 안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두 가지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영화를 관람한 이유는 박누가 선교사님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자신 또한 큰 병을 가지고 있음에도 끝까지 의료 봉사를 했다는 그의 이야기가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의아했습니다.
영화는 제가 우려한 점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보면서, 불편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그가 했던 의료봉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고, 교회와 관련된 활동이 존재하지만, 그것들은 최소한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가 보여주는 장점을 잘 보여준 영화입니다.
다큐멘터리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것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보여주기 때문에 그 모습이 사람들에게 더 와닿게 됩니다. 사실과 진심이 보여주는 힘이 바로 다큐멘터리의 매력입니다. [아픈 만큼 사랑한다]는 다큐멘터리의 그런 장점들을 아주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가 보여주는 모습이 가식이 아닌 진심으로 우러나와서 하는 행동이라는 것이 잘 느껴집니다. 제작진 역시 그런 그의 모습을 제작진의 시선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것이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박누가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되는 영화입니다. 영화 내내 감정이 북받치는 그런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연출자가 관객들을 울리기 위해서 어떤 연출을 사용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그의 진심이 전해지는 그 순간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사람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진심이 전해진 순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의료인으로, 종교인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3.5 / 5 아프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의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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