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던 [엔드게임]이 개봉하면서, 더 많은 반응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마블이 보여줬던 모든 영화의 정점을 찍는 그런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블의 열정적인 팬이 아닌 제가 봐도 [엔드게임]은 상당히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마블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거대한 시리즈의 마무리를 짓는 영화로서 [엔드게임]은 상당히 훌륭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영화 역사상 이런 영화가 있었나 싶은 영화입니다. 물론, 기존에도 시네마 유니버스는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몇몇 영화에서 크로스 오버식으로 잠깐 출연하는 식으로 그쳤고, 마블처럼 거대한 유니버스를 처음부터 기획하고 제작된 프로젝트 자체는 처음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블의 11년을 정산해보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블이 그동안 보여준 영화에 대한 노하우들이 녹아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마블 영화 리뷰는 기존 마블 영화에 등장한 떡밥이나 유니버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영화 자체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영화 [어벤저스 : 엔드게임] 스포일러 거의 없는 순한맛 리뷰 시작합니다.
영상에는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몇 가지 특징적인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금의 스포라고 원하지 않으시는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길지 않은 3시간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이 영화의 러닝타임입니다. 3시간이라는 시간이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물리적으로 3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있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블은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영화의 몰입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다 몰아치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몰입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영화의 텐션 조절입니다. 대부분의 히어로를 다루는 영화에서는 뒤에 나올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포석으로 이야기가 작용됩니다. 때문에 설명이 조금 길어진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액션의 배당한 시간을 제외하고, 다른 시간에 다양한 것들 것 설명해줘야 합니다. 영화 자체가 액션에 역점을 찍고, 영화에 모든 것이 그 액션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엔드게임]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안 듭니다. 액션신이 언제 나올지 예상도 안될뿐더러 전개가 상당히 빠릅니다. 관객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과감한 생략으로 빠르게 결과를 보여주고, 인물이 중요한 순간에서 망설이는 것은 없습니다. 기존 히어로 영화에서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쓰는 장치들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엔드게임]은 액션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의 감정입니다. 때문에 이야기의 전개에는 과감하게 생략을 하면서, 인물의 감정 표현에 상당한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전개를 통해서, 기존 액션 영화를 통해 빠른 전개에 익숙해진 분들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액션 영화에서 보여준 전개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이러다 보니, 영화 자체에 완급조절이 생깁니다. 이야기 전개는 빠르게, 하지만 인물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정말, 필요한 부분만 보여준다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를 보면서, 시계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을 정도로 몰입감이 상당합니다. 영화관에 들어가면, 1분만에 빠져들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잘 챙기는 마블
영화를 보고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가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를 다 챙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블 전체 영화에서 등장했던 대부분의 인물이 언급 혹은 어떤 방식으로 등장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그 많은 인물들을 다 챙길 수 있었는지 정말 대단합니다.
여러 인물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면, 누군가 주축이 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대부분은 그 인물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엔드게임]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인물의 거의 비슷한 분량으로 등장하고, 그들의 활약 또한 누군가 한 사람의 힘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벤저스]인 샘이죠.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나의 뜻을 이룬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물 뿐만 아니라, 과거에 나왔던 영화에 나왔던 것들까지 모두 영화에서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존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엔드게임]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과거 마블 작품의 설정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것을 처음부터 기획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영화를 보기 전, 많은 분들이 여러 예상을 보여줬습니다. 어느 한 부분에서 맞는 예상들도 있지만, 그 누구도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될 것이라고 조금이라도 예상하신 분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도대체 어떻게 마무리를 하려고 하는 것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제가 정말 쓰잘데기 없는 걱정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무엇을 예상하고 있건 간에 그 예상은 모두 빗나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가 예상한 전개는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습니다. 여튼,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을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굳이 마블 팬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는 최고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마블의 팬도 아니고, 마블의 모든 시리즈를 챙겨본 사람이 아님에도 영화는 아주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제가 예상했던 감정과 예상하지 못했던 감정 모두 저에게는 긍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한 편으로는 영화를 이렇게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제 인생에서도 [엔드게임]은 많은 부분을 차지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이라면, 빨리 달려가서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긴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냥 빨리 극장으로 가서 보셔야 합니다.
5 / 5 마블이 보여준 모든 것, 보여줄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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