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daDdaSsij 2019. 5. 28. 16:07

[알라딘]의 실사화 

 

1992년에 나온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실사화한 2019년의 [알라딘]은 과거 애니메이션을 현대적으로 잘 해석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사 영화를 관람하기 며칠 전에 복습 차원에서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점들은 실사 영화에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을 보완했습니다. 기존 애니메이션이 ‘알라딘’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면, 실사 영화는 알라딘과 쟈스민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고, 아그라바 왕국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존에 알라딘 중심의 이야기 전개였던 스토리는 비교적 쟈스민의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것이 디즈니의 PC성향의 영향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떤 영화처럼 대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으며 그 흐름이 비교적 자연스럽기 때문에 저는 크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가장 걱정스러웠던 점은 지니에 대한 표현입니다. 애초에 유령과 같은 형태의 느낌이 드는 캐릭터라는 점과 지니 특유의 깨방정들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이 깨방정이라는 것이 단순히 지니의 성격뿐만 아 니라 상당히 복잡하게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그야말로 마법사의 면모를 보이는 장면이어서 걱정을 했지만 실사 영화인 [알라딘] 또한 이런 장점을 아주 잘 살렸습니다.

그리고 지니 역할에 윌 스미스가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누가 캐스팅되어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약간 장난스러운 그의 캐릭터와도 비슷하게 느껴졌고, 후반부에 갈수록 윌 스미스가 아닌 지니 그 자체로 보였습니다. 찰떡같이 맞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니의 첫 등장 부분에서 조금만 적응의 시간을 가진다면 상당히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영화

 

뮤지컬 영화의 제작 경험이 많은 디즈니는 뮤지컬 영화보다는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영화를 더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뮤지컬화 한다고 했을 때, 배우의 동선이나 무대의 움직임이 대충 예상이 될 정도로 상당히 뮤지컬스러운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점은 [메리 포핀스 리턴스]에서는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단순 볼거리를 위해서 만들어진 장면인데 이것을 실사로 봤다면 재밌게 봤을 것 같지만, 스크린을 통해서 보게 되니 조금 감동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점이 호불호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기억에 남는 노래 장면을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후반부에 등장하는 쟈스민의 솔로를 제외하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면이 대부분입니다. 뮤지컬을 좋아하지 않는 분에게 이 영화는 조금 부담스러운 영화가 될 수 있습니다. 유명한 뮤지컬 영화들을 살펴보면, 보여주기 위한 장면도 존재하지만 스토리 전개를 뮤지컬을 통해 하거나 인물의 감정을 극적으로 보이는데 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보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디즈니가 만든 뮤지컬 영화에서 사용되는 음악은 대부분 보컬보다는 세션이 강조된 음악이 많습니다. 겨울왕국의 [Let it go]는 보컬에 상당히 의존한 노래였는데, 무대에서 그 감동을 재연하지 못한 탓에 그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음악의 임팩트가 생기지 않습니다.

 

이런 아쉬운 점은 영화의 아쉬운 점으로 남게 됩니다. 가장 메인 넘버인 [A Whole new world]에서도 원작 애니메이션에 비해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 또한 같은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대표적인 넘버인 [Arabian Night] 또한 아쉽게 느껴집니다.

가장 인상적인 넘버는 후반부에 등장하는 쟈스민의 솔로곡 [Speechless]입니다. 나오미 스콧이 생각보다 노래를 잘해서 놀랐습니다. 하지만 뮤지컬 발성이 아닌 일반적인 POP이라는 점에서 조금 아쉽게 느껴지지만 영화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하면 그녀의 솔로일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이 점이 의도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눈과 귀가 즐겁다는 것입니다. 영화가 이 부분에 상당히 많은 신경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봐도 이 영화는 화려한 CG와 웅장한 뮤지컬 음악들로 인해 정신없이 동화의 판타지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런 부분은 [Prince Ali]에서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여담으로 저는 이 영화는 MX관에서 보고 더빙판을 보고 싶어서 일반관에서 봤는데, 확실히 일반관에서는 그 감동이 떨어집니다. 더빙판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지니 목소리에 정성화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더빙판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영화에 집중이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영화가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런 화려함과 음악 때문에 발리우드의 느낌이 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 의견에도 동감하는 편입니다. 흥겨운 음악과 화려한 영상으로 보는 동안은 즐거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남녀노소에게 어필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

 

이 영화를 통해 느꼈던 점은 결국 사랑이야기가 가장 좋은 소재라는 점입니다. [미녀와 야수](513만)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곰돌이 푸](49만), [호두까기 인형](51만), [메리 포핀스 리턴즈](22만), [덤보](34만) 등의 작품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이 사랑이야기가 아니어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디즈니의 영화들이 단순히 아이들만은 위해서 실사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른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적인 그들에게 가장 좋은 소재는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원작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던 [알라딘]은 실사화를 통해서 그 매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그저 걱정 일 뿐이었습니다. 마치 디즈니가 VFX팀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화려하게 만들어봐라’라고 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상당히 화려한 영상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모든 분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영화로 디즈니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아무 생각 없이 보셔도 충분히 좋을 영화라고 생각이 됩니다. [알라딘]은 어린 시절 우리가 생각했던 화려한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득 영화이면서, 눈과 귀가 제대로 호강하게 되는 그런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작의 [알라딘]을 그대로 재연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본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실사 영화 [알라딘]은 원작을 참고로 하여 현대에 만들어진 실사 영화로 원작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영화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