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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2.27 우리가 원하던 한국 영화 / 영화 [어쩌다, 결혼] 리뷰
posted by DdaDdaSsij 2019. 2. 27. 18:23

2019 - 40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결혼을 하려 하는 ‘성식’과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은 ‘해주’둘은 서로의 이해관계를 위해서 가짜 결혼을 하려고 합니다결혼 준비를 할수록 방해꾼은 점점 늘어가는데과연 이 둘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요영화 [어쩌다결혼]입니다



 

어느새가짜 결혼이라는 소재는 자주 접하는 소재가 되었습니다 일본 드라마 [도망치는 건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와 한국 드라마 중에서도 [결혼 계약]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가짜 결혼이라는 소재가 늘어나는 이유는 세대 간의 결혼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 그 이유일 것입니다

평균 취업연령이 높아지면서평균 결혼 연령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졌습니다과거 기성세대의 평균 결혼 연령과는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납니다이런 차이 때문에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결혼 적령기는 현재의 젊은 세대에게는 결혼이 부담스러운 나이입니다. 20대 후반이면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청년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이러한 이유로 연애도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결혼을 재촉하는 일이 그들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물론결혼을 망설이는 이유는 그뿐만이 아닙니다결혼 후에 생기는 아이와 가정에 대한 책임이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결혼이라는 행복보다는 뒤에 닥쳐올 현실적인 문제가 조금 더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것일 겁니다

 

이런 현실에서 계약 결혼이라는 것은 상당히 좋은 해결책으로 보입니다기성세대의 결혼의 압박에서 벗어나면서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영위하며서로에게 혼인 후 일어나는 책임에 대해 묻지 않아도 됩니다. [어쩌다결혼역시 이러한 출발점에서 시작하는 영화입니다두 인물은 서로 다른 이유로 결혼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있습니다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선택이 계약 혹은 위장 결혼이 되는 것입니다

 

영화는 이 위장 결혼을 하게 되는 과정을 아주 빠르게 보여줍니다영화 시작하고, 10분만에 이 두 인물을 위장결혼을 결심합니다그리고 두 인물이 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이 등장합니다이 영화에 중요한 것은 두 인물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겪는 일들입니다이 일들이 마치넘어야 할 산으로 표현된다는 것이죠이 둘이 실제 결혼을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가족들의 압박같이 둘이 가짜 결혼이 아니더라도 서로에게 충분히 부담이 갈 수 있는 상황과 현실에서 진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 등장합니다그리고 그런 상황들이 상당히 재미있게 그려집니다

제가 원하는 영화가 이런 영화입니다거창하거나작품성이 상당히 높은 영화가 아니라소소한 이야기를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이런 영화를 원했습니다한국 영화는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경계가 상당히 뚜렷한 편입니다하지만이 영화는 그 경계가 상당히 애매합니다미국에도 이런 영화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모든 영화가 큰 스케일을 가지고 있고철학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제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야기의 힘에 있습니다내가 겪지 못한 이야기를 통해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그 동안 해보지 않았던 생각을 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더 큰 장점은 다양한 배우가 나온다는 것입니다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대부분은 우리가 이름을 아는 배우들입니다정말 예상하지 못한 인물도 나오고정말 작은 역할임에도 상당히 이름있는 배우가 나옵니다특히이 영화의 두 주연 배우를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김동욱 배우의 자연스럽고찰떡같은 연기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고성희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첫 주연임에도 상당히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영화 [너의 결혼식]에서 박보영 배우를 보기 위해 갔다가김영광 배우에게 빠졌던 것 처럼 [어쩌다결혼또한 고성희 배우의 매력이 넘치는 영화입니다배우로써 장점이 되는 얼굴의 분위기가 상당히 좋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조금 더 활발한 활동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제발요.

 

이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싶다고 하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폭발하는 연기력이 아닌 안정적이고캐릭터의 개성을 확실히 살리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영화가 끝나 있습니다. 8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 아쉬울 정도로 영화에 상당히 몰입하면서 봤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출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출이 가능한 것은 이 영화의 감독이 2명이기 때문입니다. 2명이 함께 작업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퀄리티는 아닙니다남자 캐릭터인 ‘성식’은 남성인 박호찬 감독이여성 캐릭터인 ‘해주’는 여성인 박수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한 영화지만두 개의 시선이 존재하는 영화기 때문에 다른 성별의 두 감독이 각자의 파트를 연출했습니다이런 연출 덕분에 두 인물의 디테일한 감정의 표현과 공감할 수 있는 코드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가짜 결혼이라는 코드를 사용하는 콘텐츠의 대부분은 비슷한 결말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런데이 영화는 그런 이야기들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애초에 이런 이야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니 다른 결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이들이 가짜 결혼을 하려고 했던 진짜 이유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에 집중했기 때문에 이런 결말이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그들이 가짜 결혼을 하려고 했던 이유의 반은 현재 청년들이 고민하고스트레스를 받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그런 지점을 보여주고교훈적인 이야기로 훈계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거창하지는 않지만그런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보면서 자신을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GV 아트하우스가 투자하고 배급하는 영화입니다다양성 영화와 거리가 있어 보이던 이 영화가 신인 감독 X 배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영화라는 것에서 이 영화가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CGV 아트하우스가 최근 [하루]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배급하면서 기존에 다양성 영화만 취급한다는 이미지와 조금 다른 행보를 보여서 의문을 품었습니다물론사내의 책임자가 바뀌면서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그렇지만이런 프로젝트를 통해서 신인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다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그런 측면에서 이번 영화의 투자는 상당히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뻔하지 않은 이야기와 매력적인 배우들의 대거 출연과 섬세한 연출무엇보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장점들은 갖춘 영화입니다대형 자본과 독립 영화로 점점 극과 극이 되어가는 한국 영화계에서 이런 영화는 보석 같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적어도 영화를 보면서 얼굴을 찌푸릴 일은 없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편한 마음으로 편하게 보면 끝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그런 영화입니다영화의 제대로 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영화입니다

 

4 / 5 우리가 원하던 한국 영화

어쩌면 저만 원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