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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2.19 제 인생영화를 소개합니다 - 7편 [짱구는 못말려 : 어른제국의 역습]
posted by DdaDdaSsij 2019. 2. 19. 23:33

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게 영상 하나를 보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이 영상을 처음 보신 분은 있어도 한 번 보신 분은 없을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의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한다면, 디즈니 픽사의 []의 초반 5분 시퀀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장면이라고 생각되는 장면이 위의 영상입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할 인생 영화는 희대의 애니메이션 히트작인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중에서도 가장 명작으로 꼽히는 [짱구는 못말려 : 어른 제국의 역습]입니다.


[짱구는 못말려] 1990년에 처음으로 연재를 시작하였고, 지금까지도 연재를 하고 있는 만화입니다. 그것을 기반으로 1992년에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제작되었고, 지금까지도 방송을 하고 있는 만화입니다. 그리고 93년부터 극장판 제작을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제작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어른 제국의 역습]은 극장판 중에 9번째로 만들어진 영화이며, 2001년에 제작되었고 한국에서는 2008년에 개봉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명작으로 꼽은 이유는 과거에 대한 향수가 가장 클 것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이 향수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분들의 당시 연령을 생각해보면, 이 영화가 주요하게 보여주는 어른들의 추억과는 거리가 있을 나이였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짱구처럼 우리가 몰랐던 아빠의 추억과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게 된 과정을 짧게 보여주는 이 장면에서 큰 감명을 받았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그때와는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우리는 영화 속 짱구 아빠의 모습처럼 인생의 역사가 어느 정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생각이 드는 영화가 될 것입니다.

영화는 ‘20세기 박물관이라는 곳에서 20세기의 냄새를 만들어 그들이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끔 세뇌를 시켜서 박물관에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의 냄새를 만든다는 것이 가능할까?’


최근에 서울 역사 박물관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과거 우리의 삶이 전시가 되어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전시장 마지막 공간에는 8,90년대의 집 안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해놓은 곳이 있습니다. 그곳을 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에 대한 추억에 빠져서 왠지 모를 감동이 올라왔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일이지만, 당시의 가구나 사용했던 물건들을 보니 그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물며, 그런 냄새가 존재한다고 하면 더더욱 많은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비슷한 예로 자신의 모교를 방문하게 되면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냄새가 존재합니다. 나무 책상이나 바닥에서 나오는 그 냄새 혹은 그 바닥을 닦던 기름걸레 냄새나 복도에서 나는 그런 특유의 냄새들이 존재합니다. 현대의 삶을 살면서 잊어버리고 있던 냄새들을 다시 느끼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의 그 때 당시의 기억으로 돌아갑니다.


실제로 모든 감각 세포 중에 후각 세포가 뇌와 가장 가까이에 있어서, 후각과 뇌는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후각에 대한 기억이 가장 선명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때문에 비슷한 냄새를 맡으면 당시의 추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도 어느 정도 신빙성 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여러 장면에서 위의 장면이 아직까지도 회자가 되는 이유는 저 장면 안에 이 영화의 모든 것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영화를 넘어서서 히로시라는 인물의 모든 인생이 담겨있는 장면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 장면에서 모든 인물은 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히로시는 긴 세월을 걷고 또 걷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신발을 벗으면서, 그의 신발에서는 냄새가 납니다. 그리고 그 냄새를 맡는 짱구와 짱아가 얼굴을 찡그립니다. 그 모습을 본 히로시는 자신의 발을 그들에게 가까이합니다. 짱구와 짱아는 그 냄새를 맡고 쓰러집니다. 하지만, 그들은 즐거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 그들은 서로의 단점 혹은 힘들었던 노고들 그리고 고약한 발냄새까지도 웃을 수 있는 사이인 것입니다. , 과거의 자신이 아무리 좋은 시절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현재 자신과 함께하고 있는 가족은 포기할 수 없다는 영화의 내용에 큰 동기가 됩니다. , 아빠의 발냄새는 아빠가 그동안 가족을 위해 노력한 증표이고, 그 노력의 증표를 가족 모두 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보고 우리가 공감하며 눈물 흘릴 수 있는 모습은 우리도 그들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에서 그 긴 세월을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보여줬고, 그 모습이 현재를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장면에 공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이 장면 이후 조금 뒤에 등장하는 명장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냄새의 퍼뜨리는 것을 막기 위해 타워에 올라가는 짱구의 모습입니다. 이 장면도 이 영화의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꾀나 긴 층계를 가진 타워를 거침없이 헤쳐나가는 짱구의 모습을 보면 상당히 비장한 장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모습이 짱구의 아빠가 그동안 짱구와 가족을 위해 했던 일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온 힘을 다해 올라갑니다.


이 영화에서는 악당으로 나오는 두 인물의 행동에 대한 동기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20세기 사람들에게 21세기는 희망 그 자체였지….. 우리가 꿈꾸던 21세기는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20세기를 우리의 어린 시절로 생각해보면, 우리의 어린 시절에 생각한 어른의 모습은 이렇지 않았습니다. 희망이 가득했고,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은 많아졌지만, 책임도 늘었고, 시간도 없습니다. 당장, 10년 전에 상상했던 지금의 저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행복 또한 존재합니다. 무언가를 조금씩 이뤄가면서 느끼는 기쁨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존재들이 그 행복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 또한 그런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현실은 어둡고, 처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같이 하고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하고 싶기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처럼 미래를 꿈꾸면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의 우리는 10년 전에는 하지 못했던 생각으로 우리의 10년 후를 꿈꾸면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10년 전에 생각했던 20년 후의 나의 모습과 지금 생각하는 10년 후의 나의 모습은 많은 부분의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추억은 추억으로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과거에 우리 겪었던 일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고, 별거 아닌 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마, 지금 겪고 있는 어려운 일도 시간이 지나면,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별거 아닌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힘든 일로 인해서 울고 싶을 때, 찾아보게 되는 이 장면 혹은 이 영화는 아주 긴 시간이 흘러도 저의 머리와 마음속에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저의 인생 영화로 [짱구는 못말려 : 어른 제국의 역습]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다음에는 감동적인 영화 한 편을 더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실화를 다룬 감동적인 영화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