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 35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미카’는 부족한 생활비 때문에 낮에는 간호사, 저녁에는 술집에서 일합니다. 그리고 일용직 노동근로자로 넉넉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신지’가 있습니다. 도쿄에서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던 이들은 서로를 알아가며 삶에 대한 작은 희망을 발견합니다.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인 두 인물을 평범한 청년을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의 톤이 영화의 이름처럼 블루가 가득한 영화입니다. 왜인지 모르게 그들에게는 항상 불행한 일만 일어나고, 좋은 일이라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보입니다. 간호사인 ‘미카’는 병원에서 일하기 때문에 죽음과 가까운 삶을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때문에 영화 속에서 미카는 여러 인물에게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항상 물어봅니다.
우리도 그런 이야기를 종종 합니다. 인생의 끝은 죽음인데,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가집니다.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물을 많이 가집니다. 사실 그런 질문이 많아진다는 것은 자신의 상태가 불안하다는 것의 반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의 걱정을 잊기 위해서 괜히 다른 생각과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생각들이 사람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 불안함을 잊기 위해서 괜히 말을 하게 됩니다.
영화 속의 신지가 그렇습니다. 신지는 공사현장에서 일하면서 쉬는 시간이 많은 말을 합니다. 미카도 그렇습니다. 어느 순간은 신지와 미카가 함께 있을 때, 신지가 조용히 있자 미카는 그가 말을 해주기를 원합니다. 그의 말을 듣기 위해 만나러 왔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때, 진짜 불안한 사람은 미카였을 것입니다. 미카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는 그가 말을 먼저 하는 것을 보면,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생각해보면 의외로 답은 간단하게 나옵니다. 진짜 친하다고 할 수 있는 친구들과 있을 때면, 말 한마디 없이도 편안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친하지 않은 어느 누군가와 있을 때는 말이 끊이지 않도록 계속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친하지 않은 사이에서 아무 말 없이 있는 것을 어색하게 생각하고, 그 어색함이 싫어서 말 한 마디라도 더 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어색함 역시 인간의 불안함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그 불안함은 미래의 모습이 예측이 안되기 때문이라는 생각합니다. 이 영화 속에서 두 인물이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이유 역시 그들의 미래가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면서, 안정적인 수입을 벌고 있다면 그들이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저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의 연속과 계속되는 연애의 실패로 그들은 살짝 지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속에서 미카가 하는 말처럼, 타인의 슬픔에는 관심이 없지만 자신 혹은 주변 사람의 슬픔에는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영화 속에서 미카는 일본에 지진이 나면 코미디 프로그램이 안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이런 이유로 코미디 프로그램이 결방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슬픈 일이 생겼다고 해서 우리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결방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기쁨에는 관심을 가지고 살까요?
영화를 보면서, 미카가 그 이야기를 하면서 한 편으로 든 생각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타인의 슬픔에는 공감해주지만, 타인의 기쁨은 배 아파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같은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경쟁자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슬픈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영화의 결말에서 이런 부분을 아주 잘 보여줘서 좋았습니다. 영화 속에서 전혀 중요한 인물이 아니지만, 영화가 끝나면 가장 생각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생각한 그녀의 미래와는 다른 모습으로 영화가 끝나게 되면서, 결국 주인공들과 같은 결말을 맞이합니다.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초반에 자신들이 생각했던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결말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현실을 잘 보여준 영화입니다. 그들이 그런 삶을 살면서 느끼는 점이나 생각들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스스로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래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막연하고 불안한 것입니다. 그리고 불안함 속에는 꼭 절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내내 차가운 느낌만 주던 이 영화는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따뜻함이 남는 이상한 영화입니다.
4 / 5 차가운 제목과 영상으로 보여주는 따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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