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daDdaSsij 2019. 1. 8. 00:59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크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아동용으로 집중되어 있어서, 극장에서 개봉하는 애니메이션은 영화가 아니라 기존에 있던 애니메이션의 팬 서비스 같은 개념의 영화들입니다. 그리고 2011년에 [마당을 나온 암탉]이 등장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단순 아이들만은 위한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같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2019 [마당을 나온 암탉]을 연출한 오성윤 감독이 올해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가져왔습니다. 바로, [언더독]입니다.

 

[언더독]이 가장 화제를 끄는 점 중 하나는 더빙 캐스팅일 것입니다.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 등 스타 캐스팅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부분을 영화는 적극적으로 홍보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요즘 [구스 베이비]를 보면, 애니메이션 캐스팅으로 엄청나게 홍보를 하는 것에 비하면 [언더독]은 적극적이지는 않습니다. 훨씬 좋은 캐스팅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말이죠.



 

버려진 개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최근 개봉한 [개들의 섬]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버려진 개들이 한 섬에서 버려지면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언더독] 역시 버려진 개들의 이야기입니다. 버려진 개들은 사람들이 버리고 간 허름한 집에서 살아갑니다. 어쩌면, 이 영화는 버려진 개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들을 빗대어서 사람의 이야기를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어느 생명체던 버려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쓸쓸하고 힘들 일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이제 막 버려진 개 뭉치와 그런 그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이미 버려져있던 개들과 생활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버려진 개들은 뭉치에게 버려지는 것에 대해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그들도 버려졌다는 것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가지고 있는 인형들을 보면, 그들은 아직 주인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제 너의 주인은 너 스스로야

 

이 대사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단순히 개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개들은 산에서 사는 야생개들과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터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들이 찾은 그들의 천국은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은 곳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그들이 생각하는 아주 적절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DMZ입니다. 이들은 DMZ를 향해 갑니다. 그리고 가는 길에 우리에게 익숙한 느낌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누가 봐도 알아볼 수 있는 이상순, 이효리 부부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냥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사자에게 직접 허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들은 버려진 개들을 돌봐줍니다. 개들은 그들의 보살핌을 받고 다시 그들이 생각하는 천국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어떤 개들은 그들의 보살핌을 받고 싶어 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천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이들이 생각하는 천국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언급한 대사처럼, 이들은 각자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개들은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하고, 어떤 누군가는 사람의 보살핌을 받는 것이 천국이라고 생각합니다.그들은 사람이 없는 곳이 천국이라고 생각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생각처럼 못되게 굴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버려지고 상처 받았지만, 사람에 의해 그들은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선택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그 사람들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서로의 다른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야생개들이 유기견들을 보고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다며 말했던 것처럼 서로 배척하기보다는 서로 협력을 하며 더 살기 좋은 곳으로 이동하려고 하는 것이죠.

 

그런 이야기들을 제외하더라도 요즘 문제 되고 있는 개들의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개 공장이나 유기견의 이야기와 개를 사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때문에,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도 그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리고 영화 속 표현이 좋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개들이 싸우는 장면입니다. 저의 생각을 뛰어넘는 액션이 나옵니다. 액션이 액션 영화를 표방하는 싸움 영화 [언니]보다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박철민 배우의 더빙을 통한 개그들이 아주 좋습니다. 박철민 배우가 연기한 짱아라는 개의 단독 영화가 나와도 재미있을 정도로 아주 재밌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박철민 배우의 연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 이 영화가 상당히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이 아닌 영화적으로 하려는 이야기도 좋고, 그를 표현하는 방법이나 다양한 장면들이 아주 좋습니다. 결말을 해결하는 부분에서 조금 아쉬운 장면들이 있기는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보기에도 충분히 괜찮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박철민 배우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유머들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그의 말에 웃었습니다. 아이들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고, 같이 보는 부모님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어른분들이 보셔도 아주 좋습니다.

 

 

 

4 / 5  한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