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daDdaSsij 2018. 11. 9. 00:33

 

한 번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영화가 있습니다정확히는 이해가 안 된다는 것보다는 선명하지 않다는 것이 맞다사람들은 이런 애매한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한다그럼에도 이 영화는 다시 보며 곱씹어 보고 싶다영화를 보고 나서도 100% 확실하게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다그럼에도 왜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지는 것일까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영화 [경주]를 연출한 장률 감독의 영화로 박해일문소리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어딘가 싱거운 이 영화는 싱거운 매력을 가지고 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어중간하다두 남녀가 아침부터 군산으로 와서 돌아다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영화가 진행되어도 이 인물이 어떤 사람들이고왜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그렇다고군산에 놀러온 것부터 이야기의 시작은 아니다이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은 영화의 중간 부분에서부터 시작한다영화는 군산을 다니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이들이 왜 군산에 오게 되었는지 보여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신기한 것은 영화의 타이틀도 영화 중반부 시간상 가장 앞에 붙어있다영화를 1부터 10까지 나열된 숫자로 표현한다면이 영화는 5부터 시작하여 10까지 보여주고 다시 1부터 4까지를 보여준다그래서 처음에는 이 영화의 처음이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그럼에도 이 영화는 매력이 있다유머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큰 웃음보다는 자잘한 웃음이 주를 이룬다때문에영화를 보면서 지루하다는 생각은 덜하다.

 

주인공인 윤영도 애매한 인물이다어떤 물음에 애매하게 대답하고 행동한다사실이런 캐릭터를 박해일 배우가 너무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박해일 배우가 아니라면 이 인물은 누가 연기했을까 싶다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좋았다영화의 잔잔한 분위기와 어울리고배우들 간의 케미도 좋았다.

 

이 영화는 일반 관객에게 어필을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영화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어떤 사건에 대해 오버하면서 이야기하지 않고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그리고 이야기와 더불어 소소한 디테일들이 이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영화의 초반을 보면윤영과 송현은 군산을 돌아다닌다영화의 컷 편집조차도 영화 속 캐릭터를 설명해준다한 컷의 마지막 장면은 항상 어떤 장소로 이동하려고 하는 중간에 컷을 끊게 된다보통은 프레임 아웃을 하고 끊는 경우가 대다수인데민박집에서 이사장과 만난 장면에서는 한 컷을 기준으로 처음에는 3명이 같이 나오다가 이사장과 송현이 프레임 아웃하고,윤영이 잠시 머물렀다가 프레임 아웃하려고 하면 커트가 되는 패턴을 가져가고 있다이 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애매함 덩어리다영화 속에서 송현도 윤영에게 애매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사람들은 애매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특히인간관계에 있어서 애매한 것은 나의 생각이 많아지게 한다다음 행동에 대한 판단이 서질 않는 것이다때문에 그 확신을 얻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하는 것이다그런 관계를 요즘에는 이라는 단어로 이야기한다.

 생각해보면 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사람은 참 이기적이다상대방이 애매한 것은 싫지만내가 애매한 것은 좋아하기 때문이다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잃는 것을 감수해야한다두 손이 꽉 차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물건을 집을 수는 없는 것이다내가 애매해진다는 것은 어느 한 쪽에 속해서 무언가를 잃는 상태가 아니라 둘 다 잡을 수 있도록 하려는 어느 하나의 과정으로 보인다그 경계에서 애매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면그 사람은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이다영화 속에서도 말하지만이런 흑백논리로 접근하기 쉬운 곳이 정치쪽이다송현은 진보송현의 아버지는 보수의 모습으로 보인다그리고 윤영은 중도라고 말한다사람들은 꼭 어디 하나에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한다하지만세상에 확실한 것은 없다우리의 인생도 시작과 끝그 사이 어딘가를 살고 있는 것이다.

 

3.5 / 5  애매한 인생 속을 살아가는 그들과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