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daDdaSsij 2018. 12. 15. 02:27

제목과 포스터부터 심상치 않은 영화입니다이 영화를 연출한 폴 페이그’ 감독은 전작인 [스파이]와 [고스트 버스터즈]를 통해 여성이 주체적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영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사실그것보다 폴 페이그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찰진 대사입니다영화 [스파이]는 아주 인상 깊은 코미디 영화입니다최근 코미디 영화들이 부진한 것을 생각해보면폴 페이그 감독의 두 작품은 꾀나 인상적인 편입니다대사가 상당히 맛이 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정말쏘아붙이듯이 말하는 대사지만 그 안에 코미디가 자연스럽게 녹아있습니다그리고그 대사를 찰지게 번역한 한 번역가가 있습니다바로, ‘황석희’ 번역가입니다.

 

찰진 대사와 확실한 캐릭터 그리고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위에 말한 대사들입니다그리고 번역입니다. ‘황석희’ 번역가는 이런 이야기를 한 적 있습니다.

번역은 영화에 흥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관객들의 영화 선택은 다른 상품보다 보수적인 선택을 합니다비용을 지불하고그 컨텐츠가 시작하면 2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그 컨텐츠를 소비해야 합니다시간이 날 때보는 경우보다는 시간을 내서 소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선택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그런 측면에서 보면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에 번역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영화를 보고 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대사입니다특히외화일 경우에는 그렇습니다외국어를 완벽하게 하지 않는다면번역한 대사를 기억하게 됩니다머릿속에는 감독이 연출한 장면과 이야기가 남지만번역을 통해 본 대사는 우리의 마음속에 남게 됩니다말의 토씨 하나가 영화의 분위기와 의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가망이 없어…..

하고 싶은 말은 번역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특히, ‘오빠 킬러라는 대사는 많은 고심을 했던 흔적이 보입니다몇 달전에 번역가님의 페이스북에 관련 글이 올라왔던 적이 있습니다그 글을 보면서좋은 번역을 위해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번역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어서 길게 글을 써봤습니다.

 

영화 자체도 괜찮습니다좋은 번역이 나올 수 있는 충분한 환경입니다캐릭터의 개성도 확실하고그들의 언어도 개성이 뚜렷합니다거친 언어가 나오고비유적인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위에 언급한 오빠 킬러라는 말은 흔히 미국에서 쓰는 욕인 ‘Mother Fxxx’을 ‘Brother Fxxx’으로 변형해서 인물이 사용합니다그리고 이 단어가 영화에서 꾀 중요하게 쓰입니다때문에이에 대한 번역이 상당히 중요했을 것입니다또 번역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그만 하겠습니다.

 

영화의 장르는 미스터리입니다보통 미스터리를 생각하면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여 긴장감을 조성하게 됩니다그런데이 영화는 미스터리와 코미디가 있습니다미스터리 코미디라는 장르로 이름을 붙여도 충분할 정도로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습니다그렇다고코미디 때문에 미스터리적 요소들이 깨지지도 않습니다미스터리의 분위기는 가져가면서코미디를 조금씩 첨가해서 영화를 아주 윤택하게 해줍니다그런데이런 영화의 장점이 중반을 넘어가면서 점점 힘이 빠집니다.

영화는 갑자기 엄청나게 늘어집니다하나의 사건에 너무 많은 비밀을 숨겨놓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처음부터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였다면비밀이 많은 것이 흥미롭게 느낄 것입니다하지만이 영화는 아직 사건이 벌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가 시작합니다영화 [나를 찾아줘]는 영화의 시작이 아내가 실종된 것을 알게 되면서 영화가 전개됩니다사건이 발생하고그것에 대한 진상을 찾아가는 과정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기에 많은 비밀이 나와도 그것을 설명할 시간이 충분합니다.

하지만,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영화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상태에서 사건이 진행됩니다사건이 발생해도진상을 파헤치기보다는 사건의 현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합니다에밀리가 사라졌다는 것을 시간을 할애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시간의 흐름을 빠르게 해서 뒤에 비밀들을 보여줄 시간을 확보했어야 합니다비밀들이 꾀나 많아서 모든 것을 즐기기에는 시간이 너무 빠듯합니다천천히 즐겨야 할 코스요리를 시간제한을 두고 먹는 기분이죠.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것은 안나 켄드릭이라는 배우입니다저는 여태까지 왜 이 배우를 몰랐을까요꾀나 많은 작품에 나왔고미국에서도 유명한 배우에 속하고 있음에도 전 안나 켄드릭을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영화 속 스테파니는 아주 매력있는 캐릭터입니다하지만스테파니를 연기한 안나 켄드릭도 매력적인 배우입니다뿐만 아니라, ‘블래이크 라이블리도 아주 매력적입니다매력적인 두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매력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초반 1시간까지는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시간이 지나면서점점 늘어지게 되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미스터리 영화는 비밀이 밝혀지면서 느껴지는 희열이 중요하지만이 영화는 그런 희열은 없습니다다만매력적인 두 배우와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의 찰진 대사가 이 영화가 개성 있게 만들어 줍니다좋은 영화는 아니어도기억에 남을 영화는 될 것 같습니다.

 

4 / 5  찰진 대사와 매력 있는 캐릭터와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