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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3.16 말도 안 되는 이 영화의 선택들 / 영화 [아사코] 리뷰
posted by DdaDdaSsij 2019. 3. 16. 01:10

길을 걷던 아사코는 눈이 맞은 어떤 남자와 키스를 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그는 자유로운 영혼은 가진 바쿠입니다어느 날그는 말없이 떠나고돌아오지 않았습니다그리고 몇 년후, ‘아사코는 바쿠와 똑같이 생긴 료헤이를 만납니다말도 안 되는 인생의 순간들을 그린 영화 [아사코]입니다.

 

이 글에는 상당히 많은 양의 스포일러가 들어가 있습니다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선이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공감하실 이야기 하나만 하겠습니다네이버 영화를 보면평론가 평점란이 있습니다정말 이해가 안됩니다이 영화에 저런 코멘트를 달았는지 정말 이해가 할 수 없습니다같은 영화를 본 것이 맞나요여성관에 대한 이야기사랑상실감이 영화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저는 [아사코]가 영화를 공부하는 모든 분들이 꼭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스포일러를 안 하고 영화 리뷰를 쓸 수 없을 것 같습니다보통은 리뷰를 다 쓰고스포일러가 되는 부분이 있을 때만 스포일러 주의를 앞에 넣습니다그런데, [아사코]는 처음부터 이야기하지 않으면 리뷰가 안 될 것 같습니다이 영화는 여러 의미로 모순 덩어리 영화입니다.

 

정말 이상한 영화입니다그리고 어려운 영화이자신선한 영화입니다이 영화와 가장 안 어울리는 말은 뻔하다입니다저는 일본 영화에 대해서는 크게 해석하지 않으려고 합니다의미를 중요시하는 한국 영화와 달리 일본은 보이는 것에 대해 집중하는 경향이 큽니다때문에 다소 의미가 없는 자연의 풍경이 영화의 빈 곳을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때문에 촘촘한 구성보다는 이미지적인 요소나 영화의 전제적인 분위기에 신경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런데이 영화를 보고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우선, [아사코]는 시간이 지나면 더더욱 생각나는 영화입니다영화를 보면서는 알 수 없는 선택들과 예상할 수 없는 결과들로 인해 머리가 복잡해지거나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것입니다저는 후자의 경우였습니다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이 영화를 따라갔습니다이 영화는 알 수 없는 결정들의 연속입니다그런데영화를 보는 저는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영화 자체에 설득력이 있다고 하기에는 설명이 많지 않습니다하지만이 영화는 영화 내내 불안이라는 감정을 이어갑니다이 불안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 같은 불안입니다.

영화 속에서 아사코와 료헤이가 그렇습니다결혼하자는 그의 말에 아사코가 바쿠의 이야기를 합니다하지만, ‘료헤이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두 사람의 첫 만남에서 바쿠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료헤이는 그 말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왜냐하면, ‘바쿠는 못 생겼으니까요진짜로 바쿠는 못 생겼습니다. ‘바쿠는 일본에 존재하는 상상 속 동물입니다특징 중 하나로 사람들의 악몽을 먹기 때문에 사람들이 푹 잘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고 합니다. ‘아사코가 꿈같은 현실을 보냈다고 말을 한 이유도 아마 이 바쿠와 연관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사코를 일본이라는 나라로 비유를 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영화에서 한 인물이 어떤 나라 혹은 대중을 상징할 때는 주인공 이름을 흔한 이름으로 사용하곤 합니다. ‘아사코’ 역시 일본에서는 상당히 흔한 이름입니다때문에 아사코를 일본에 비유하는 분들의 해석도 일리가 있는 해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영화가 어떤 것을 상징하고의미를 품고 있기보다는 그냥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영화의 숨어있는 의미를 찾는 것도 재미있습니다저는 영화를 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이 처한 상황 속 인물의 행동입니다영화를 볼 때인물에 저를 대입해서 보는 편이기 때문에 그 인물의 행동이 이유가 있고납득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상당히 이상합니다.

 

화약 소리에 고개를 돌리다가 눈이 마주치자입술을 맞추고연인으로 발전합니다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지만둘은 털끝 하나 안 다칩니다그 계기로 둘의 사랑은 더 깊어집니다빵을 사러나간 바쿠는 이상한 아저씨랑 친해져서 산 빵을 주고 왔다고 합니다. ‘바쿠랑 똑같이 생긴 료헤이를 만납니다전시장 앞에서 만나서 이상한 핑계를 대며전시장에 들어가고 친구인 마야의 초대로 4명이 식사를 하게 됩니다식사 자리에서 마야의 연기가 이상하다며 갑자기 시비를 걸더니싸운 뒤에 나가려면 쿠시하시를 붙잡고 사과를 하라고 합니다. ‘쿠시하시는 아무도 몰랐던 영어 실력을 뽐냅니다그 이야기를 듣고 사과를 합니다그리고 그것이 진심이라면 그런 사람도 필요하다며 그 사과를 받아들입니다나중에 그 둘은 결혼합니다. ‘료헤이에게 연락해서 만나지 말자고 말한 아사코’ 그리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반차까지 쓰고그녀가 보려고 했던 공연 시간에 맞춰서 갑니다하지만그녀는 이미 공연시간을 바꿨습니다온 김에 보고가려고 했던 공연장에서 갑자기 지진이 납니다지하철을 타려고 했지만지하철은 운행중단걸어서 돌아가는데, ‘아사코가 그를 보더니 갑자기 달려와 안 깁니다둘은 연인이 되었습니다. ‘료헤이가 카레가 맛있다며 칭찬하는데 카레가 아니라 라따뚜이라고 합니다. ‘료헤이는 놀라지도 않습니다. ‘아사코는 우연히 하루요를 만납니다그리고 자신의 친구들과 식사를 하게 되고, ‘아사코는 마야에게 바쿠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료헤이는 결혼하자고 하고, ‘아사코는 바쿠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그런데, ‘료헤이는 바쿠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료헤이가 오사카로 전근을 가게 되어서 집을 봅니다집이 홍수가 나면 피해를 보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그럼에도 좋다고 합니다이사 준비를 하던 아사코에게 바쿠가 찾아옵니다놀란 아사코는 문을 닫고 피합니다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오는데, ‘료헤이입니다이사를 가기전에 마지막으로 모여서식사를 하는데 바쿠가 찾아옵니다. ‘아사코에게 데리러 왔다고떠나자고 합니다망설임 없이 바쿠의 손을 잡습니다그러다가, ‘료헤이에게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바쿠는 쿨하게 보내줍니다. ‘아사코는 돈을 빌려, ‘료헤이에게 돌아갑니다안 받아 줄 것 같던 료헤이는 그녀를 받아줍니다.

 

이렇게 내용들을 나열한 이유는 이 이야기 하나하나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전조증상 따 따위 없고이야기가 왔다 갔다 합니다이런 점이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시종일관 지속되면 이것은 의도가 되는 것입니다생각해보면이 영화에서 어떤 인물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전혀 없습니다해결했다고 생각했던 문제는 다시 돌아오고큰 사건은 별일 없이 해결됩니다관객의 입장에서도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마야의 연극을 보기 위해서 들어간 공연장에서 지진이 난 것은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전개였습니다뻔한 영화가 싫다면이 영화를 보시면 좋을 것 같긴 합니다그런데이 영화를 평온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순간의 선택들이 뜻한대로 흘러가지 않은 인생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우리는 항상 내 맘대로 안 되는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이 영화는 딱 그런 영화입니다인물의 마음대로관객들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자기 멋대로 흘러가는 영화입니다.

 

타인보다는 자신을 우선시 하는 아사코와 타인을 배려하면서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료헤이는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인물입니다. ‘아사코가 자신의 짐을 버려달라고 했음에도 료헤이가 그 짐을 버리지 못한 것은 그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떠나간 그녀가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아니면 그저 버리지 못하고 있던 것일까요그녀의 고양이인 진탄도 버렸다고 말했지만 버리지 못했습니다.

아사코가 바쿠를 기다렸던 것 처럼, ‘료헤이’ 역시 아사코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둘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서로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쿠가 돌아올 수 있다는 불안과 아사코가 떠날 수도 있다는 불안이었죠생각해보면둘은 서로를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그런데이 둘은 서로가 서로를 불안해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하나의 강을 보고도 한 사람은 더럽다 말하고한 사람은 아름답다고 말합니다때문에 둘은 함께해야 합니다한 면만 보고 살 수는 없는 세상이니까요.

 

언제나 내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이 인생입니다순간순간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그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듭니다하지만그 결과를 되돌릴 수 있는 시간도 충분합니다항상 충동적인 삶을 사는 아사코는 충동적으로 사랑에 빠졌고충동적으로 도피도 했습니다자신이 성장했다고 생각했지만 꿈에서 깨어보니 자신은 그대로라는 이야기가 상당히 공감이 되었습니다나름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바라볼 때의 기분은 느껴보신 분만이 아실 겁니다물론성장했다고 모든 순간에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뿐입니다세상은 어떻게 전개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교통사고를 당해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을 수도 있고한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수도 있습니다이 영화는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않습니다해결책이 존재할 수가 없는 일이죠하지만그런 일들이 둘이 함께 한다면 조금은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인 히가시데 마사히로와 카라타 에리카를 이야기 안 할 수가 없습니다특히, ‘카라타 에리카는 이 영화가 영화 첫 주연작품 입니다한국에서는 LG V30 광고와 나얼의 기억의 빈자리’ M/V와 NELL의 헤어지기로 해’ M/V 에서 모습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이제 97년생인 그녀가 세월의 굴곡을 담은 인물의 모습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보여줄 수 있는 지 놀랍습니다.

그리고 히가시네 마사히로는 충분히 익숙한 배우입니다이미 많은 작품을 보여준 배우입니다한국에서는 [리갈하이 2 – 스페셜]과 [기생수], [나는 내일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진 배우입니다저는 이 배우가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 줄 몰랐습니다.

두 배우 모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며사연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의 얼굴을 잘 표현합니다작품 자체가 상당한 연기력을 요구하는 영화임에도 두 배우는 손쉽게 연기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조금이라고 관심 있는 분들에게 정말 권장하고 싶은 영화입니다새로운 영화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5 / 5  말도 안 되는 이 영화의 선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