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daDdaSsij 2019. 9. 2. 15:22

영화에서 반전은 관객들에게 희열을 주는 장치가 될 수도 있지만, 제대로 갖추지 않은 반전은 도리어 큰 화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반전을 크게 기대하는 편은 아닙니다. 반전보다는 스토리의 구성과 표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완벽한 팝콘 무비입니다. 말 그대로,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 좋은 영화입니다. 이 말은 어떤 생각이라도 하게 된다면, 바로 재미가 없어지는 영화라는 의미입니다.

 

 

여성 스파이 액션

 

영화의 장르로 스파이 액션은 매력이 많은 영화입니다. 스파이라는 코드가 관객들에게 두뇌 유희를 가져오는 요소입니다. 거기에 포함되어 있는 액션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요소입니다. 이 두 요소가 합쳐진 스파이 액션은 관객들의 많은 감각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르이며, 많은 영화가 제작됩니다. 그리고 영화가 큰 포부를 담고 있지 않아도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이 영화의 액션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험적인 것보다는 완성도가 있는 액션을 좋아합니다. 완성도라는 것은 단순히 액션의 합이 아닌 그것을 보여주는 카메라의 프레이밍과 움직임, 편집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보수적인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모나지 않고, 그럭저럭 적당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성별을 구별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구별하게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액션일 것입니다. 액션에서 성별을 나누는 이유는 성별에 따른 신체적, 물리적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죠. 남성의 액션은 몸의 크기나 물리적인 힘과 같이 신체적인 조건에서 차이가 때문에 이를 상대하는 여성은 속도와 기술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여성 액션은 속도와 현란한 기술이 주가 되는 액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저는 여성 액션을 조금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영화 [안나] 또한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영화의 대부분이 안나의 액션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꽤 많은 액션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저는 대부분의 액션 장면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적어도 액션 장면만큼은 전체적으로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아주 뛰어나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사실은 말이야... 

 

하지만, 이 영화는 아주 큰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구조가 상당히 난잡하다고 하고 싶습니다. 큰 스토리만 보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팝콘 무비가 품질 좋은 스토리를 보여주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서 큰 기대를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액션의 연결이라고 될 정도의 이야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영화는 그냥 이야기를 하면 되는 것을 자꾸 다시 이야기합니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관객들의 예상에서 벗어나는 일이 생깁니다. 그러면, 영화는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지 설명을 합니다. 이런 구조를 가진 영화는 자주 봐왔습니다. 대부분은 플래시 백 형태로 처리는 하거나, 이런 변화를 이용하여서 영화를 두 부분으로 나눠서 기존에 펼쳐지던 이야기와 전혀 다른 형태로 이야기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를 이용해서 반전의 효과도 만드는 것이죠. 

[안나]는 그런 장치가 너무 많이 등장합니다. 처음 1~2번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5년 후로 넘어가더니,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2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3년 후로 넘어갑니다. 이런 식으로 자꾸 시간을 넘나 드는 상황이 생기니 나중에는 그냥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전개가 후반부에 가서는 뻔히 예상되는 전개가 되어버립니다. 그렇게 되니, 이런 장치가 보여줘야 하는 극적인 효과가 사라지게 되는 샘이죠. 

 

 

샤샤 루스

 

하지만 이 영화는 샤샤 루스라는 치트키를 가지고 있습니다. 샤샤 루스는 이 영화를 통해서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5 원소]의 리루, [레옹]의 마틸다, 니키타의 모습까지 그동안 뤽 배송 감독이 자신의 영화에서 보여준 여성 캐릭터의 모습을 모두 샤샤 루스에게 투영시켰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여러 모습을 정말 자연스럽게 소화한 샤샤 루스가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영화의 스틸 사진만 봐도 정말 다양한 모습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178cm의 장신에서 나오는 시원시원한 움직임은 그녀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합니다. 이 영화는 샤샤 루스가 거의 모든 것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존재감이 확실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 두 남자 배우입니다. 루크 에반스와 킬리언 머피의 영화 속 모습 또한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전혀 상반된 매력을 보여주는 두 배우 또한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보이는 요소가 됩니다. 그리고 이들의 노출 또한 어느 정도 등장하고, 총격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 있어서 청불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5세 관람가였습니다. 정말 관람 등급은 알다 가도 모르겠네요. 

 

 

 

 

스토리나 구성에 있어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주연 배우들의 매력과 시원한 액션 장면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돋보이게 합니다. 한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뤽 베송 감독의 영화들이지만, 이 영화는 나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액션을 보기 위해 이 영화를 선택한다면 그리 실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이상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가 좋은 선택은 안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