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연승을 하던 일본인을 꺾은 조선인이 등장합니다. 그의 이름은 ‘엄복동’. 그는 대회에서 연승을 하며, 조선인들의 우상으로 떠오릅니다. 그런 그의 존재를 시기한 일본은 그와 조선인들의 사기를 꺾기 위해 최후의 대회를 준비합니다. 조선시대 자전차 대회를 우승한 실존 인물 ‘엄복동’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입니다.
이 영화는 영화제작사업을 시작한 ‘셀트리온’의 첫 제작 작품입니다. 그 약 만드는 ‘셀트리온’ 맞습니다. 정말 의외의 행보입니다. 바이오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가 갑자기 엔터 사업으로 진출한다는 점이 상당히 의외입니다. 사실, 이전에 [인천상륙작전]에 투자를 하면서 엔터 사업의 간을 봤습니다. 영화는 상당히 혹평을 받았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어 꽤나 괜찮은 수익을 거두면서 제대로 시작한 것 같습니다. 셀트리온의 회장이 첫 영화를 내놓으면서 [자전차왕 엄복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영화는 돈을 벌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다’
제가 한 마디 올리겠습니다. ‘네, 그런 것 같네요.’
이 영화에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소재가 두 가지 있습니다. 자전거 경주와 ‘엄복동’이라는 실존 인물입니다. 자전거 경주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영화는 [프리미엄 러쉬]입니다. 이 영화는 상당한 속도감과 자동차로 보여줄 수 없는 기동성과 좁은 곳을 통과하는 아찔함 등 자전거만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경주는 아니지만, 일본 영화 [서바이벌 패밀리]가 있습니다. 물론, 이 영화는 자전거가 주제는 아니지만, 재미의 한 요소가 되는 영화입니다. 물론, 자전거로 가장 유명한 영화는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가장 대표적인 영화인 [자전거 도둑]이 있는데…. 그만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자전거 경주를 보여주기에는 시대적 배경과 환경의 한계가 있습니다. 당시의 자전거는 현대의 자전거와 달리 속도가 엄청 빠르지 않습니다. 기술력의 부재로 자전거 자체가 상당히 비싼 편이였고, 그마저도 페달 자체가 현재의 자전거와 다르게 상당히 무거웠습니다. 같은 힘이 있더라도 속도가 날 수 없습니다. 또한, 경주장 자체도 속도를 위해 최적화되어 있지 않았고, 길 자체도 흙길이기 때문에 속도에는 취약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대의 자전거 경주와는 다를 것입니다.
두 번째로 ‘엄복동’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몰랐던 인물을 새롭게 조명한다는 의미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이준익 감독의 [박열]도 영화 개봉 이후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혹은 [동주]처럼 아직까지도 회자가 되는 영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다루는 전기영화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각인되기 쉬운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 주제는 ‘엄복동’이라는 인물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 인물이 역사적인 인물로 다뤄지기에는 도덕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는 유명한 자전거 도둑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 [자전거 도둑]이야기를…..) 실제로 그가 훔친 자전거는 10여대 정도 된다고 합니다. 당시 자전거 1대의 값은 공무원 월급 3달치의 값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말년에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탕진하고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고 합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사실 그대로 보여주기에도 사실 적시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유족들이 반발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그저 망할 수밖에 없는 영화일까요? 그건 절대 아닙니다. 조선시대에 자전거가 어떻게 처음 들어오게 되었고, 사람들이 자전거를 보며 신기해하는 장면들을 통한 재미를 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현재의 자전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전거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빗자루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빗자루가 어떤 원리로 날아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영화 속에서 좋은 빗자루에 대한 표현이 되면서, 그 빗자루에 대한 비교를 통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상상력을 통해, 현대의 자전거와 비슷한 구조를 당시의 모습으로 재해석해볼 수도 있습니다. [조선명탐정]에서 보여주는 여러 도구 같은 것들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엄복동’이라는 인물의 전기가 부담스럽다면, 자전차 대회에만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자전차 대회가 얼마나 큰 대회였고,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지 그리고 이 대회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보여주면서, ‘엄복동’이라는 인물의 노력에 집중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렇게 좋은 소재를 그저 독립운동과 나라 사랑을 위해서 사용했습니다. 그것으로는 조금 심심해서 멜로로 간을 했습니다. 간을 했음에도 좀 심심한 것 같아서, 액션도 넣었습니다. 그렇게 되니, 이 영화에는 ‘엄복동’이 없어도 이야기 전개가 가능할 것 같은 영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다른 인물이 ‘엄복동’이라는 인물을 위해 힘을 써야 하는데, ‘엄복동’이 독립군을 위해 힘을 쓰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영화 제목이 ‘조선의 희망, 엄복동’ 이었다면 이런 전개가 이해가 될 것입니다. 영화 제목에 있는 자전차와 엄복동이라는 두 소재를 모두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결말부에서 2번 소름이 돋았습니다. 와…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이 영화는 돈을 벌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130억을 투자했는데, 돈을 안 번다고 합니다. 차라리 수익금을 기부한다고 하면, 이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CG를 보고할 말을 잃었습니다. 무슨 B급 영화도 아닌데
1.5 / 5 여러분이 기대하는 것은 이 영화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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