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이 IMAX 촬영이 이루어진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닙니다. 그저, 어떤 사건에 대처하는 한 사람을 보여주는 전기 영화이자,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할리우드 최초로 영화의 95% 이상을 촬영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입니다. 2009년 실제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사건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영화 [설리 : 허드슨 강의 기적]입니다.
이 영화는 상당히 의외로 영화의 대부분이 IMAX 카메라로 촬영된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개봉한 2016년 당시에는 영화의 대부분을 아이맥스 풀 사이즈를 보여주는 영화가 흔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대부분의 장면을 풀사이즈 아이맥스로 찍은 영화는 드뭅니다. 70mm 아이맥스 촬영은 애초에 콘텐츠 자체가 거의 없는 편이지만, 1:1.9 사이즈 아이맥스 영화는 현재 [어벤져스]가 개봉 예정입니다..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일부 장면을 아이맥스로 촬영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아이맥스 장면의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여, 다음 영화인 [설리]에서도 아이맥스 촬영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당시에 저도 아이맥스를 통해 이 영화를 봤는데, 대부분의 영화들이 아이맥스를 광활한 장면을 통한 넓은 시야로 활용하는 반면, 이 영화는 아이맥스의 화면비를 통한 클로즈업을 잘 활용한 영화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연출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저 그날에 있었던 이야기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같은 연출을 위해, 핸드헬드를 사용했다는 점과 음악을 적게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영화는 분명히 항공기 사고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항공기 사고가 문제가 아닙니다. 이 항공기 사고 이후 발생하는 파일럿 설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설리가 사고 이후 겪는 후유증이나 절차 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영화 속에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극 중에 나오는 조사관들이 설리를 압박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은 그저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때문에 설리 또한 그들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파일럿인 설리는 긴급한 상황에서 모든 승객을 안전하게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때문에, 사고가 난 이후에도 끝까지 승객들을 챙기고, 기내에 물이 차오르고 있음에도 마지막까지 자신의 의무를 다합니다. 마찬가지로 조사관을 역시 이 사고에서 잘못한 점이나 실수가 있는지 조사를 하는 것이 그들의 일입니다. 물론, 그런 조사 때문에 설리가 고통스러워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영화는 이 조사관들을 나쁜 사람으로 그리지는 않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공격적인 수사를 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 생각하는 일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영화 속 설리처럼 자신의 책임을 끝까지 다하려는 인물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때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에 괜히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특히, 영화가 끝나고 사고 당시에 기내에 탑승한 승객들이 모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은 마음에 더더욱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영화 속 시내에 타고 있는 엑스트라로 그들이 직접 출연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모두 흔쾌히 승낙해서 촬영에 임했다고 합니다.
억지스러움 없이 착한 사람들이 만든 착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저의 인생영화가 된 이유는 악역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저 모든 사람들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일을 하고 있고, 그 부분에서 상처가 되는 부분에 대한 위로를 건네고, 용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런 여러 일들 속에서도, 스스로 트라우마로 남아 있음에도 남 탓하지 않고 여유로운 자세를 보여주는 설리를 연기한 톰 행크스와 그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노력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마음이 영화 속에서 느껴졌습니다. 영화 속에서 진심이 느껴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최근 영화 [증인]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알게 모르게 영화가 가지고 있는 태도를 인지합니다. [증인]도 장애를 가진 인물을 다루는 것에 조심스럽다는 것이 영화를 보는 내내 느껴집니다. 영화 [설리 : 허드슨 강의 기적] 또한 그런 태도가 여실히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60만이라는 적은 관객 수를 기록한 것이 안타까운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설리의 부기장과 설리가 농담 한 마디씩을 하며 다 같이 웃으면서 영화가 끝나는 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웃으면서 끝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이 영화는 관객 수도 적고, 알려지지 않은 영화라서 안 보신 분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안 보신 분이라면 추천드립니다.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는 이런 영화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오늘까지 총 8편의 인생 영화를 소개해드렸습니다. 다음 주에는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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