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썬키스 패밀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9.03.27 연기처럼 흩날려간 이야기들 / 영화 [썬키스 패밀리] 리뷰
posted by DdaDdaSsij 2019. 3. 27. 21:11

결혼 20년차인 준호와 유미는 아직까지도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준호의 후배인 미희가 그들의 앞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그들의 사이는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자유분방한 가족들의 자유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영화 [썬키스 패밀리]입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는 상당히 난잡한 영화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영화는 크게 준호와 유미 부부와 가족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제적인 주제로 막내딸인 진해의 이야기, 그리고 철원과 경주까지 총 4가지의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막내딸인 진해의 이야기는 자신의 엄마, 아빠의 애정전선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으면서도, 자신만의 다른 이야기가 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4개의 스토리 안에 각각 다른 인물이 나옵니다. 이렇게 된 이상, 차라리 옴니버스 식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이 모든 이야기가 가족의 분위기와 연관이 되어있다는 식으로 보여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 다른 상황에서 성적인 결점을 가지고 있는 철원과 보라 그리고 이미 결혼을 한 부부와 아직 성에 대해 관심도 없는 아이까지 성이라는 것에 대해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상당히 좋은 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철원은 성행위에 대한 걱정, 경주는 성적인 매력 혹은 성숙에 대한 걱정 준호와 유미에게는 사랑 관계를 위한 성, 진해에게는 가족의 화목을 위한 성으로 인식하고 있고, 영화가 풀어내려고 했던 시도도 나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각자의 퍼즐로 흩어져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각 이야기들은 각자의 조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결말에 다다랐을 때는 이 조각들이 하나의 커다란 퍼즐의 완성품같이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각자 다른 작은 퍼즐은 억지로 합치려고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의 캐릭터들이 자신의 이야기만 하기 바쁘고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유는 들어보지 않으려고 하고, 궁금해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인물들이 알고 싶은 것을 무엇일까요? 이 인물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노력을 했던 것일까요? 영화가 모르는데, 인물이라고 알 수 있을까요?

 

 

한국 영화에서 쓸 수 있는 클리셰들은 다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웃기려고 하지만 웃기지 않고, 신선하려고 하지만 신선하지 않습니다. 영화 자체의 밸런스가 무너져서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알 수 없더라도, 영화가 흥미 있다면 그 의미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 영화가 어느 부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은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관람보다는 그냥 바라봤다고 하는 것이 조금 더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보는 내내 짜증이 나는 그런 영화는 아닙니다. 짜증이 나오고, 탄식이 나오는 영화들도 있었으니 그에 비하면 이 영화는 상당히 양호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럼에도 이 영화는 기억에 남는 것이 없네요. 감독이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의도는 알겠습니다. 영화에 온갖 일은 더 벌리고, 영화 종료 10분만에 모든 것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이런 것을 보고, 인물의 우디르급 태세 전환이라고 합니다. 인물이 이렇게 갑자기 태도를 변화하고, 모든 것이 해결된 마냥 같이 춤을 추면 관객도 같이 춤을 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관객들을 너무 얕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꼭 이 영화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요즘 몇몇 한국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원 넘는 돈을 지불하고 영화를 보는데, 그 정도 값어치는 했으면 좋겠습니다. 관객들을 무시하는 영화가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2.5 / 5  연기처럼 흩날려간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