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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2.20 조금은 당당해도 괜찮을 영화 / 영화 [사바하] 리뷰
posted by DdaDdaSsij 2019. 2. 20. 22:45

2019 - 34

 

 

한 시골마을에 이상한 쌍둥이 자매가 태어납니다다리에 큰 상처를 가지고 태어난 금화그리고 그녀보다 조금 일찍 세상에 태어난 그의 언니하지만그녀의 언니는 태어날 때부터 괴상망측한 모습으로 태어나 사람들은 그것이라고 부릅니다금방 죽을 것이라고 말한 의사의 말과 달리 그것은 16살이 됩니다그리고 사슴 동산이라는 새로운 종교 단체를 조사하는 종교 문제 연구소의 ‘박 목사’ 이들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요영화 [사바하]입니다

 

 


 

한국 오컬트 영화의 시작을 알린 영화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의 신작입니다이 영화의 제목인 [사바하]는 불교 용어로 ‘원하는 바가 이뤄지게 하소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장재현 감독의 전작인 [검은 사제들]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그가 영화감독으로 데뷔를 하기 전에 연출한 단편영화 [버스]라는 작품도 상당히 인상적인 편입니다저도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버스기사가 겪는 찰나의 시간의 다양한 생각과 선택을 아주 잘 보여준 영화입니다이 영화는 상당히 큰 울림을 남기는 영화입니다단편 영화 중에서는 꽤나 유명한 작품이어서 아시는 분도 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최근 CJ [극한직업]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뒤를 이어 개봉한[사바하]도 괜찮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본래, [극한직업]보다는 [사바하] 거는 기대가 많았던 만큼 내부에서도 괜찮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물론많은 관객 수를 모으기에는 부적합한 영화입니다오컬트라는 장르가 자체가 상당히 호불호가 심한 영화입니다그럼에도 [검은 사제들] 500만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 했습니다당시한국에는 생소한 오컬트 장르를 좋은 연출로 보여주었기 때문에 오컬트 장르의 팬도일반 관객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컬트 영화의 특성상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가 동반됩니다공포라는 장르를 내세우지는 않았지만귀신도 등장하고괴기한 음악들도 나옵니다어쩌면 공포영화보다 더 무섭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기 때문에 공포영화와 가장 비슷한 영화 장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그런 오컬트 영화의 특징이 잘 살아있다는 점입니다오컬트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괴이한 형상의 사람이나 미스터리 그리고 그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들이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만약에 이 영화를 보기 위해 팝콘을 사갈 생각이 있다면 저는 말리고 싶습니다팝콘을 쏟는 것이 아니라 먹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그 정도로 이 영화는 상당히 높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이렇게 긴장감 있는 영화일수록 기술적인 면이 더 중요합니다가장 우선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이정배박정민진선규이다윗 등의 배우들이 상당히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특히이런 영화에서 좋은 연기라는 것은 영화의 분위기를 깨지 않은 선의 마지노선까지 감정을 끌어올려야 합니다그 선을 조금이라도 넘어가면영화가 쌓아온 긴장을 와르르 무너뜨리는 일이 되어 버립니다이런 것은 연기뿐만이 아닙니다.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일등공신은 좋은 음악과 음향 효과라고 생각이 듭니다전작을 통해이미 오컬트 영화의 경험이 있던 [검은 사제들]의 음악과 음향 관련 스태프들이 같이 참여했습니다때문에, [검은 사제들]을 통해 느꼈던 그 느낌을 이 영화에서 비슷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그리고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이 영화가 상당히 치밀하게 제작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영화사에서 제공한 정보에는 없는 인물이라서 특별출연이라고 생각했는데정식 캐스팅인 것을 보면 스포일러에 상당히 신경을 쓴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말이 주는 메시지도 상당히 좋습니다결말을 맞이하면서장재현 감독이 종교에 대해서 많은 공부와 이해가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인간이 다른 영장류에 비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상상력입니다다르게 말하면보이지 않은 것을 믿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예를 들어어떤 사람이 언덕 너머에 있는 호랑이를 봤습니다이 호랑이를 본 사람은 자신의 주거지로 돌아와 다른 사람들에게 언덕 너머에 있는 호랑이의 존재를 이야기합니다그걸 들은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믿습니다그리고그 언덕 너머로 안 가는 것이죠이런 식으로 보이지 않은 것을 믿는 사람의 특징이 종교를 만들었습니다그 종교 덕분에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과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과학적으로 사람들은 종교를 만들었고종교는 사람은 만들었습니다

이런 종교의 원론적인 이야기가 영화 [사바하]에 일부 담겨있습니다이를 모두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영화의 결말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실체와 그것을 맹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영화의 스토리로 삼고 있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하는 이야기가 이야기의 전개가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하지만영화의 큰 줄기를 이해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습니다자세한 이야기를 다 알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짐작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습니다이 말은 다르게 말하면이야기의 구조가 단순하다는 이야기입니다영화가 사슴 동산이라는 곳에 비밀을 조금씩 풀어가다 보면 예상이 가능한 부분이 있습니다그냥 단순하게 생각해도 예측이 되는 부분이었는데이 부분을 너무 돌고 돌아서 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뿐만 아니라영화의 어느 부분에서 모든 미스터리의 해결이 시작되는 부분이 있습니다한 가지 단서로 인해서 모든 것이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지점 또한 조금 허술하게 느껴집니다 년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한 실마리가 그 단서 하나로 풀어지는데조금만 살펴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영화 속 인물들이 왜 그것을 찾지 못했는지는 의문입니다하지만이 부분이 아주 허술한 것은 아니라서영화적 허용으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박 목사의 캐릭터가 영화가 진행될수록 서서히 사라지는 것도 영화의 단점으로 작용합니다영화의 초반에 보여준 그의 캐릭터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힘을 잃어가고나중에는 박 목사라는 사람이 왜 이 사건을 쫓는지에 대한 의문이 조금씩 듭니다뿐만 아니라이 인물은 그저 사건의 비밀만 풀어내고 있습니다마치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스토리를 이해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써 이용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그럼에도 이 영화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런 단점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스토리의 전개상 어쩔 수 없이 그런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하지만이 영화의 제작진은 그것을 무책임하게 방관하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그들의 책임은 다하려는 것으로 보였습니다때문에그런 단점들이 보여도 단점을 고치려는 시도 또한 보였기 때문에 괜찮은 영화로 생각됩니다적어도노력도 안 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가 많아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검은 사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비슷한 분위기에 악령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하지만, [검은 사제들] ‘구마’라는 의식을 통해서 악령과 싸우는 신부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스토리보다는 오컬트적인 분위기에 조금 더 집중한 영화입니다하지만 [사바하]는 그런 분위기와 더불어 미스터리적 요소를 더 강화해서 인물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어둠 속에 손전등 하나에 의지하면서 길을 나서는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그 단서들을 하나씩 결합하면서사건의 진실에 가까이합니다그리고 생각지 못한 새로운 사건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적어도 이 영화는 한국의 오컬트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영화는 된다고 생각합니다남한테 보여주지 못할 수준이 아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때문에저는 이 영화가 꾀나 좋은 모습을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올해CJ 에서 내놓은 2편의 영화 모두 괜찮은 것 같아서 차기 작품들도 기대가 됩니다

 

4.5 / 5  조금은 당당해도 괜찮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