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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2.31 [영화] 미스터 스마일 / 마음이 따뜻해지는 케이퍼 무비
posted by DdaDdaSsij 2018. 12. 31. 20:14

 

이런 영화는 만난 적이 없습니다분명 범죄를 다루고 있는 영화임에도 이런 따뜻함을 주는 영화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그는 분명 은행을 터는 범죄자임에도 항상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습니다영화에 대한 별다른 설명 없이 이 정도만 이야기해도 궁금증이 생기는 영화입니다. 2018년 마지막으로 선택한 영화는 [미스터 스마일]입니다



 

영화의 제목만 보면 나이 든 할아버지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영화입니다푸근한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힐링을 주는 영화로 느껴집니다물론이런 설명도 일부 맞습니다할아버지가 나와서 힐링을 주는 영화는 맞습니다하지만그 할아버지가 은행 강도라는 것이 이 영화의 충돌점입니다분명 은행을 터는 영화를 생각해보면최근 영화 중에 [베이비 드라이버]가 있습니다. [오션스시리즈도 있습니다이 영화는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보여준 주인공이 은행을 터는 등 나쁜 일을 하지만 영화는 따뜻해지는 그런 영화입니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데이빗 로워리입니다이 분의 가장 최근 작은 [고스트 스토리]입니다. [고스트 스토리]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이 영화는 지루함의 끝을 달리는 영화입니다그런데그 지루함이 재미가 없어서 느껴지는 지루함이 영화적으로 완벽하게 계획된분명한 의도를 가진 지루함이라는 것입니다. 92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임에도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입니다이런 연출을 보여준 감독의 차기작이 은행 강도 이야기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흥미가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필름으로 찍은 영화입니다필름으로 찍은 영화라는 점도 흔치 않지만 이 영화는 16mm 필름으로 찍은 영화입니다이 영화에 사용된 카메라는 Arriflex 416으 2006년도에 만들어진 카메라고 예전 영화 [캐롤] 해당 카메라를 사용하여 촬영되었습니다슈퍼 16mm의 포맷을 통해 이 영화는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을 냈습니다그들이 아주 신식 기술을 사용해서 은행을 터는 것이 아니라아주 고전적이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은행을 턴다는 것이 조금 강조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그들은 돈을 위해 은행을 터는 냉혈한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죠.

 

그렇다면그는 왜 은행을 터는 것일까요그것이 이 영화의 큰 주제이기도 합니다이 영화의 주인공인 포레스트 터거는 아주 어릴 적부터 은행을 털어온 인물입니다. 16번의 탈옥을 하면서도 은행 털기를 멈추지 않았죠그렇다고 그가 아주 부유하게 사는 것도 아니고물질적인 것에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그의 생활방식을 보면 아주 호화로운 생활은 아니라는 것이 보입니다그리고많은 돈이 아니라 소액을 털어간다는 것도 이 인물의 특징적인 면입니다그는 은행을 터는 것이 재밌어서 은행을 턴다고 합니다이 점은 사회적 가치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상충하는 문제입니다


영화 속 그도 그런 질문을 많이 합니다자신의 연인인 주얼에게 자신의 정체를 이야기해줍니다그리고 이렇게 묻습니다


이것이 사실인 것과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것 중 무엇이 더 나쁜가요?”


정말 흥미로운 질문입니다영화는 내내 두 가지 가치가 상충하는 이야기들을 보여줍니다이 인물의 존재 자체가 기존 사회적 가치에 반하기 때문입니다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살아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그것이 과연 범죄라면 어떨까요?


그는 단순히 은행을 터는 것을 좋아합니다은행을 털기 위해 총을 가지고 다니지만그는 총을 사용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자신이 하는 행동 때문에 피해자가 생기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심지어그들에게 아주 친절하게 이야기합니다달콤한 협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를 본 사람들은 모두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 합니다여기서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은행을 털지만사람들에게 친절한 그는 좋은 사람일까요?” 

 

우리는 흔히 범죄자는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아갑니다이 포레스트 터커는 범죄자지만 착한 사람입니다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죠여러분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지 않나요

그런 질문을 던지지만 영화는 답을 내리지는 않습니다당연히 답을 내리면 안 되겠죠하지만이런 질문은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주는 질문입니다살기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는 항상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 그 무엇도 좋기만 한 것은 없습니다분명히장점과 단점이 존재합니다포레스트 터커라는 사람이 분명 좋은 사람이고친절하지만 그는 범죄자입니다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관객들은 그의 편에 섭니다우리는 그가 범죄자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하지만그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관객들도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 때문입니다이상한 일이지만 그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통한 것이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삶에 대한 행복을 말이죠그런 그가 경찰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마치 현실의 우리의 모습 같았다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를 위해서는 분명히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그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나의 모습같다책임은 지기 싫지만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하는 모습 아닐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책임이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은 너무나도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케이퍼 무비라고 해야 할지, 힐링 영화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영화는 로맨스에 아주 충실한 영화다이렇게 달달한 은행강도를 난 본 적이 없다물론이 또한 편견일 것이다평생 동안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온 포레스트 터커 그리고 로버트 레드포드난 그가 어떤 배우인지 잘 모른다하지만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자신의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그리고 포레스트 터커처럼 안 한다고 하면서 계속하고 싶어 하는 그의 모습은 어떤 부분에서는 스스로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예상해본다적어도 나 스스로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 일을 계속할 것 같다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생기는 책임을 다 지고서라도 할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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