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좀비를 다룬 콘텐츠가 꽤나 등장하고 있습니다. [부산행]과 [서울역]으로 시작된 좀비 이야기는 조선시대로 건너가 [창궐]과 [킹덤]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좀비 코미디 영화가 등장했습니다. 어떤 영화가 될지 궁금합니다. 영화[기묘한 가족]입니다.
이 영화, 상당히 우려되는 영화입니다. 한국 코미디는 언제부턴가 믿고 거르는 장르가 되었고, 좀비라는 코드 역시 새로운 코드라는 생각은 약합니다. 때문에 상업영화로써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내 안의 그놈]은 예상외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고, 그 평가는 200만에 가까운 관객 수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의 코미디 영화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웃음을 한두 명의 캐릭터가 전담한다는 것입니다. 그 인물들에게 모든 웃음 포인트가 몰려있기 때문에, 영화의 중반이 지나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가 예상이 됩니다. 영화 [극한직업]이 재밌는 이유는 영화 속 모든 인물이 고르게 웃음을 나눠가지고 있고, 인물이 지루해질 때쯤에 인물들이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관계를 등장시켜서 새로운 관계 그리고 그 관계를 통한 새로운 케미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인물들이 억지스러운 성장이나 변화보다는 관계를 변화시킴으로써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좀비라는 소재가 결코 영화 제작에 쉬운 소재를 아닙니다. 영화 속 등장하는 좀비의 설정이 확실해야하고, 이 좀비라는 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좀비들을 어떻게 해결하는 가에 대한 문제도 있습니다.
우선 영화는 이 좀비 문제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마무리가 되었는지는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방법은 마음에 안 듭니다. 이 좀비의 시작은 한 바이오 업체의 문제로 발생된 것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 설정은 거기서 끝납니다. 영화 [부산행]과 같은 출발이지만 그것을 다루는 태도에서는 많은 차이가 납니다. [부산행]에서는 이 설정은 주인공인 석우가 펀드매니저로 일하면서 죽어가는 회사를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살린 회사가 만들어낸 비극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설정을 통해 [부산행]에서 보여주는 영화적 의미에 힘을 싣는 내용이 됩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그저 좀비가 출연하는 이유로만 등장합니다. 사실, 그냥 갑자기 등장했다고 해서 전혀 다른 것이 없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자신들이 필요한 설정한 편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저 재미만 있다면 개연성은 필요 없다는 것처럼 보입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사람과 사는 이 좀비에 설정이 영화 스스로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우선, 이 영화에서 주인공 가족에게 잡혀온 쫑비로 나오는 좀비가 왜 양배추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좀비 말고 몇몇 좀비들이 더 등장하는데 이 좀비와 이 쫑비라는 좀비에서 설정 차이가 상당히 심합니다. 그렇다면 영화는 설명을 해야 합니다. 이 두 좀비가 왜 다른 성향을 가지게 되었는지 말이죠. 그 부분이 전혀 설명이 안됩니다. 뿐만 아니라,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나오는 이야기 또한 말이 안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이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장점인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두 명의 배우입니다. 이 영화는 전적으로 이수경, 정가감 배우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배우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정말 눈 뜨고 볼 수 없는 망작이라는 소리가 바로 나왔을 것입니다. 이수경 배우는 영화 [용순], [침묵]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두 영화에서 모두 까탈스럽지만, 사랑을 원하는 역할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인의 사랑]에서 매력적인 도넛 집 아르바이트생으로 등장했습니다. 두 배우가 이 영화에서 나오는 출연하는 양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혹시 두 배우를 아시는 분이라면 이 두 배우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내용과는 별개로 몇 가지 말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이 영화가 좀비를 여기저기 잘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좀비로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합니다. 그게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개인적인 부분인데,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사이키 조명 같은 효과가 등장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혹시, 광과민성 발작이라고 아시나요? 과거 일본에서 포켓몬스터를 시청하던 아이들이 단체로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졌던 적이 있습니다. 광과민성 발작은 빠르고, 불규칙적으로 깜빡이는 빛의 자극으로 인해 두통과 어지럼증, 매스꺼움 심하면 실신까지 이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이 조금 느껴졌습니다. 영화를 같이 본 동반인이 없어서 물어보지는 못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조금 그런 현상을 느꼈습니다. 제가 그런 쪽에 조금 민감해서 그럴 수도 있는데, 관람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그냥 기존 한국 코미디 영화와 다른 점을 찾으라고 하면, 좀비가 등장하는 것 말고는 없는 영화입니다. 좀비에 대한 표현도 섬세하지도 않습니다. 예전에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서 핼러윈이라고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분장을 해도 된다고 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어떤 아르바이트생이 휴지를 이용해서 좀비 분장을 했는데, 그 모습이 더 좀비 같은 모습입니다. [극한직업]이 기존 한국 코미디 영화가 가지고 있는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이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고, 관객 수 또한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기묘한 가족]은 제대로 관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극한직업]이 적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2 / 5 계속되는 한국 코미디 영화의 포대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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