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버나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9.01.24 한 아이의 미소를 본다는 의미 / 영화 [가버나움] 리뷰
posted by DdaDdaSsij 2019. 1. 24. 18:12


아이의 미소는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존재입니다어떤 자리에 아이 또는 아기가 있다면그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어른들이 많습니다특히아기는 웃어주면 모든 어른들이 다 같이 웃음을 짓습니다아이들은 우리에게 해준 것이 없습니다그런데 우리는 그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좋아집니다어쩌면 이 영화는 그 모습을 위해 2시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영화 [가버나움]입니다


 


시사회 때부터 좋은 반응이 많은 영화였습니다부모를 고소한 아이라는 이야기도 꾀나 흥미로웠습니다한편으로는 조금 걱정스러웠습니다이런 영화들이 영화에서 말하려고 하는 주제를 앞세워서 영화의 완성도보다는 주제를 이야기하는 것에만 급급한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저는 영화를 보면서 인물의 감정에 충실해서 보는 편입니다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한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내가 감정이입을 하는 대상을 찾는 것입니다이 영화는 자인이라는 아이가 주인공입니다오로지 자인의 시선에서만 영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의 시선이 영화의 주제가 됩니다

하지만저는 자인보다는 자인의 부모님에게 더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만약내가 저 상황에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사실 답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특히나영화의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자인이 살아남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결국 그의 부모님이 보인 행동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결국자인의 부모님과 자인과 같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배운 게 도둑질이라는 말처럼 그들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던 것은 아니었을지 모르겠습니다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이라는 환경에서 보면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무슨 일을 해서라도살아갈 수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듭니다

영화 속 라힐은 나름 아이들을 책임지고 키우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어른입니다그런 라힐은 열심히 일도 하고아이들에게 관심도 줍니다하지만라힐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그녀가 게을러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충분히 의지가 있음에도 그것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노동을 해도월급을 제때 주지 않았습니다설사그런 일이 발생했더라도 그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입니다영화 속에서 그들을 보호해 줄 장치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때문에 그녀는 결국 다른 이유로 보호를 받는 선택을 했던 것입니다만약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까요저는 확실하게 답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영화 [가버나움]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을 제대로 보여준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개인적으로는 이런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영화는 단순히 예술성이나 유희적인 콘텐츠를 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일에 대해 생각을 고취시키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스토리를 좋아합니다어떤 물건에도 그 사연이 있다면그 사연 때문에 구매를 합니다가치는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버나움]은 이야기를 통해영화가 가지는 가치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우아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때문에 자칫하면 뻔한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단순한 호소로만 비칠 수 있는 것이죠하지만이 영화는 그렇지 않습니다영화라는 것도 나름의 규격이 있고구조가 있습니다 규격과 틀 안에서 좋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가 좋은 영화입니다틀을 깨더라도그 틀을 정확하게 이해를 해야 틀을 깨는 행동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가버나움]은 그 틀 안에서 좋은 스토리텔링을 보여줍니다

레바논 출신인 나딘 라바키 감독은 베이루트에 있는 학교에 다니면서 그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봐왔을 것입니다그리고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충분히 했을 것입니다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세상에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하지만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그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그냥 징징대는 것이라고 느껴지지 않아야 하는 것이죠이 영화는 그런 부분에서 조심스럽다고 생각이 됩니다영화 속 그녀가 직접 연기한 나딘을 생각해보면그녀는 그런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리고 그것을 직접 실천하게 된 것입니다단순히 영화 제작이 아니라그들을 배우로 캐스팅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이 대목이 이 영화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이 이야기를 영화적 소재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라그들을 진심으로 도와줄 마음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한국 내에서도 이야기가 많습니다한국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을 먼저 도와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그 말도 맞습니다하지만한국은 기본적으로 상위 10% 안에 드는 국가입니다이미 국가적인 복지제도도 있고최소한의 삶은 유지가 된다는 것입니다하지만영화 속 아이들과 비슷한 삶은 사는 친구들은 그 최소한의 삶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아이들입니다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아이들은 물론그의 부모와 주변 사람들까지도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입니다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금전적인 것이 아니라그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을 해주거나관심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자신들이 버려졌음에도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입니다적어도 우리는 문제가 생겼을 때도움을 청할 곳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상당히 현실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대부분의 이런 영화들이 쉽게 저지르는 오류가 있습니다아이와 어른을 선과 악의 구조로 다룹니다하지만이런 구도는 영화로는 재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하지만이 영화는 그것을 포기하고 현실을 보여줍니다그 어른이라는 사람들도 살기 어려운 곳이라는 생각과 그 속에서 더 어렵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여주는 것이죠그들도 자신이 살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이 됩니다자식의 발목을 묶어놓은 행동을 이해할 수 없던 자인이 자신이 동생을 위해서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영화가 그의 부모님을 마냥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그래서 마음이 더 복잡해지는 영화였습니다마냥 그들을 욕할 수 없었기에 말이죠.

 

4.5 / 5 한 아이의 미소를 본다는 것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