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daDdaSsij 2018. 11. 4. 21:55

기대를 받던 기대작이다장동건현빈 캐스팅과 [공조]의 김성훈 감독 그리고 조선에 좀비가 출연하는 이야기이런 이야기만 들으면이 영화는 한국 영화의 새로운 시도이자 재미있는 영화로 느껴진다모두들 그렇게 생각했다개봉하기 전까지는영화 [창궐]은 그런 관심을 받고 있던 영화였다.

 


 

한국 영화도 점점 다양한 소재의 영화가 나오고 있다비슷한 내용의 비슷한 영화를 벗어났다는 점은 좋은 일이다그렇게 생각했었다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창궐]은 조선에 좀비가 나타났다는 소재를 가지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나갈 줄 알았다그것은 크나큰 착각이었다.

 

이 영화는 [물괴]와 다를 것이 없다정말 놀라운 것은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이 똑같다는 것이다어쩜 이렇게 데칼코마니 마냥 똑같을 수 있는지 정말 놀랍다정말 궁금해서같은 사람의 시나리오 인지 찾아보았다전혀 다른 사람의 시나리오다그럼에도 이렇게 똑같을 수 있는가정말 여러 의미로 대단한 것 같다소재만 다르지기본 한국 영화와 무엇이 다른 것인지 모르겠다이야기 전개 방식 똑같고그 좀비를 이용하는 것도 똑같고부패한 권력층을 좀비로 비유하는 것도 똑같다영화 [창궐]이 다른 영화와 차별화된 점은 없다.

 

좀비에 대한 표현은 괜찮았다좀비의 분장이나 움직임에는 꾀 신경 쓴 듯한 느낌이 들었다물론이조차도 영화 [부산행]에서 이미 봤던 느낌의 좀비였다영화 곳곳에서 [부산행]에서 따온 듯한 장면이 몇몇 있었다. [부산행]에 대한 오마주를 한 것 같다근데오마주라는 느낌보다는 따라 했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오마주라고 하면 이 영화만의 색으로 진행되다가특정 장면에서 과거 어떤 영화가 떠오르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그냥 이 영화는 [부산행조선판이다그리고 [물괴버전이다.

 

부패한 관리를 좀비에 비유하면서정치적인 의미를 투영한 것이 보였다대사 중에 지금이 어떤 시국인데와 이게 나라냐?’ 라는 대사는 과거 촛불집회를 연상케 한다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많은 횃불들이 모여있는 장면을 보면서 확신했다이 영화는 정치적 비판을 위한 영화라고물론이런 점 또한 [물괴]와 비슷하다.

 

이 영화에서 칭찬하고 싶은 점은 배우들의 연기다현빈 배우의 연기는 이제 안정적이라고 생각된다배우 스스로 캐릭터 구축도 잘 하고대사 톤이나 표정연기가 상당히 괜찮다배우의 연기는 뛰어나게 잘하는 것보다 다른 배우와 합을 맞췄을 때 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그런 면에서 현빈 배우가 뛰어난 배우는 아니지만적어도 민폐를 끼칠만한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동건 배우의 사극 연기를 본 기억이 없다찾아보니장동건 배우는 과거 93년 드라마 [일지매이후 첫 사극 연기다.사극 연기가 나름 괜찮게 느껴졌다그의 연기는 현대극보다 사극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뛰어난 연기는 아니지만괜찮은 연기를 보여줬고 이 역할의 이미지도 잘 어울렸다.

[창궐]에서 가장 주목하고 싶은 배우는 조우진 배우다그는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영화 [부라더]에서 보여준 연기와 [창궐]에서 보여준 연기를 보면 정말 천지차이다그럼에도 그는 자연스럽게 소화한다정말천상 배우라는 말이 그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연기에는 구멍이 없다고 생각한다적어도 [창궐]은 현빈과 장동건 배우의 캐스팅 때문이라도 보는 맛은 있는 영화다배우들의 연기도 한몫을 한다.

 

 

결국, [창궐]은 다른 소재로 다른 영화와 같은 의미와 같은 전개 방식을 보여준 영화다신선하지 않다다른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나쁘게 말하면순수하게 이 영화가 만들어낸 것은 무엇인지 모르겠다그럼에도 [물괴]보다 나은 영화라고 생각되는 점은 연기 구멍은 없다는 것이다그냥 쉽게 만들어지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들은 노력했겠지만영화에서는 그 노력이 보이지 않은 영화다영화의 재미보다의미에 더 집중한 것 같다상업영화라면기본적으로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그 재미조차 없다면그 돈으로 독립영화 몇 십 편에 투자하는 것이 한국 영화계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2 / 5  속 빈 강정

 

posted by DdaDdaSsij 2018. 11. 4. 21:54


시사회를 통해 먼저 본 이 영화는 가히 올해 본 한국 영화 중에 가장 괜찮은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단순히, ‘휴대전화를 소재로 하면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나의 생각을 처참히 부숴버렸다소재는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이고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떤 이야기로 말하는지가 중요했다이 영화는 소재의 활용만이 아니라 캐릭터 및 많은 부분이 괜찮은 영화다영화 [완벽한 타인]에 대한 이야기다.

 



시사회를 가서 깜짝 놀랐다생각보다많은 상영관에서 시사회를 진행하고 있었다대충 본 것만 4~5개 관에서 진행되었던 것 같다배급사에서 영화에 대해 꾀나 자신 있는 모양이었다전날에도 시사회가 진행되었고예정되어 있는 시사회도 꾀 있고심지어 이번 주말 유료시사까지 진행한다과거 유료시사를 진행했던 영화를 생각해보면, [맘마미아 2], [나우 유 씨미 2], [너의 이름은], [부산행이 외에도 괜찮다고 하는 영화들이 유료시사를 진행해왔다롯데가 이렇게까지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다시사회에서 만난 배우들의 모습도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단순히홍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괜찮다고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자신감은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탄탄한 각본이 빛이 나는 영화다이 영화는 아주 큰 단점이 존재한다한 공간에서 영화의 80%가 진행되고계속 같은 인물이 나온다같은 배경에 같은 사람이 1시간 30분 이상 나온다단역도 없고엑스트라도 없다주연배우들끼리 모든 것을 해내야 하는 영화다때문에 영화가 조금이라도 늘어지면이 영화는 지루해진다그런데이 영화는 그런 단점을 완벽히 커버했다한 공간이 지루해질 것 같으면환기를 위해 인물이 이동하여 다른 각도에서 공간을 보여준다베란다로 나가거나주방으로 가거나 하는 변화를 준다집이라는 공간에서 공간 변화를 줄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캐릭터다이 영화에는 총 8명의 사람이 나온다이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아주 자연스럽다영화의 맨 처음이들이 친하게 지낸 과거의 이야기가 나오고 영화가 시작된다세 커플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나온다그리고 이들이 어떤 관계인지석호(조진웅)와 예진(김지수)의 집에서부터 시작된다먼저 방문한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설명이 되고 올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등장할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넘어간다영리하게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상황이 설명되고 있다인물들의 대사를 통해서굳이 영화가 설명하려고 하지 않아도인물들이 알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그것도 인위적이지 않게 말이다.

 

[완벽한 타인]이 재밌게 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7명의 캐릭터다. 7명의 캐릭터가 색이 아주 분명하다그뿐만 아니라영화가 진행되면서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우리가 모르던 이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나온다그때마다 이 인물이 새롭게 보인다하나의 캐릭터지만어떤 이야기를 통해 이 인물이 새롭게 보이는 효과를 아주 잘 이용하고 있다입체적인 캐릭터 활용을 통해나중에는 어떤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할지에 대한 예상이 안된다더불어이 영화의 주연배우 7명이 모두 연기를 잘한다한국에서 이렇게 집단 주연 체제가 완성적인 영화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7명의 분량도 비슷하고어느 누가 모자랄 것 없는 꽉 짜인 조합이다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하고 싶은 배우는 이서진 배우다여태까지 영화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는데이번 영화가 그의 대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다이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욕을 잘한다였다때문에시사회에서도 이서진 배우에게 욕을 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이 많았다.

 

[완벽한 타인]은 겉으로는 숨기고 있는 비밀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다그렇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가 가장 중요하다그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가장 자연스럽게 줄 수 있는 것이 연기다배우의 자연스러운 표정이 가장 좋은 수단이라 생각한다그 점에서도 이 영화의 연기 디렉팅이 잘 된 편이라고 생각한다이 영화는 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영화인 만큼촬영 순서가 영화의 전개 순서와 비슷한 편이었다고 한다그 때문인지감정의 흐름이 괜찮았고배우들 또한 그 흐름에 잘 이어지는 것 같았다.

 

최근 개봉했던 몇몇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실망했었다그리고 그들을 지적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영화 속 인물에게는 진지한 상황이지만보는 사람들에겐 웃긴 상황이어야 한다.’

이 영화는 이 말을 완벽하게 실행한 영화다이 영화에서는 성폭력 등 보이기에 자극적인 소재가 전혀 없다그럼에도 이렇게 웃길 수 있다는 것이다필자가 기다렸던 코미디 영화가 이런 영화가 아닐까 싶다그 정도로 이 영화는 억지스러운 웃음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웃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코미디를 더욱 살려주는 것이 긴장감이다누구가 이런 상황이 있을 것이다전화나 카톡을 누군가 보게 된다면 괜히 긴장되는 상황그 상황이 이 영화의 주된 소재다때문에문자나 전화가 올 때마다 관객들도 덩달아 긴장하게 된다긴장감은 자연스럽게 살리고그리고 그 긴장 뒤에 어떤 사실이 밝혀질 때느끼게 되는 놀라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코미디까지 아주 매끄럽다.

 

그런 이 영화가 좋은 영화로 느끼게 해주는 것은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에 대한 것이다그들이 왜 그것을 숨기고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그리고 무엇이 이 상황까지 만들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친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그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까아무리 친하더라도 그 사람은 완벽한 타인일 뿐이다.

 

사실이 영화를 리뷰하면서 스포일러를 감행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하지만이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이 시점에는 안 본 사람이 더 많을 것이고영화 내용에 대해 모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때문에이번 리뷰를 쓰면서는 내용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안 하려고 했다더불어아직 안 본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를 적어보려고 한다.

 

먼저이 영화의 초반부에 남자와 여자에 대한 비교를 하는 이야기를 한다재치 있게 이 영화의 주된 소재를 비유하여서 이야기를 한다이 비유를 듣고인물들이 쓰는 핸드폰에 집중해보자영화 내내 핸드폰이 나오니아마 모를 일은 없을 것이다.

 

두 번째로 기억이 맞는다면 이 영화에 음악은 한 음악만 쓰인다이 음악이 몇 번 쓰인다이 음악의 제목이 어떠한 인물의 각오와 맞아떨어진다누구나 다 아는 음악인데제목을 모를 수 있을 것 같다끝나고 제목을 찾아보면소소한 재미가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이 영화의 결말이다마지막을 보면 설마 그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있다맞다그 장면 맞다감독이 스스로 오마주 했다고 밝힌 장면이다그리고 그 오마주가 잘 들어맞았다고 생각한다사실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이걸 어떻게 마무리하려고 할까?’ 그리고 본 결말은 아주 좋았다영화를 보면서생각해보지 않은 결말이었는데 가장 이상적이면서인상적인 결말이다.

 

네 번째로 이 영화는 커플끼리 보면 안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커플만이 아니라 조금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랑 보면 할 이야기가 많아진다물론영화의 소재 자체가 사람의 비밀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영화를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이 영화 속의 비밀이라고 나오는 내용들이 영화 속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상당히 현실적인 비밀이다그리고 비밀이 나오는 과정이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나온다그냥 웃다가 갑자기 ?’ 이렇게 된다농담 반진담 반으로 친한 사람과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완벽한 타인]은 대사가 엄청 많다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것이 더 많다필히영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물론자막 읽기 어려운 영화인 [미스 슬로운마냥 빠르고 양 많은 대사는 아니지만이 영화가 한국 영화라는 것에 감사하면서 봤다외국 영화였다면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애초에 쓰려고 계획했던 내용과는 다르게 쓴 것 같다결론적으로 [완벽한 타인]은 편하게 볼 수 있으면서도 우리에게 무언가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가면서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충분하다예측하는 것들이 빗나가고결말은 신선하게 다가온다최근에 개봉했던 [퍼스트맨]은 영화적으로 좋지만 모든 사람이 보기에는 조금 재미없는 영화가 될 수 있다하지만이 영화는 모든 사람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다좋은 시기에 괜찮은 영화가 개봉하는 것 같다그리고 오랜만에 괜찮은 한국상업영화를 봐서 기분이 아주 좋다.

 

 

4.5 / 5  만약이라는 상상, 의외의 반전, 현실의 이야기


P.S  글을 다 쓰고, 올리기 위해 정리하다가 포스터 속 인물들의 시선을 다시 봤다

 

posted by DdaDdaSsij 2018. 11. 4. 21:45

 

Stigma Effect

우리말로 하면낙인효과다심리학 용어인 이 단어는 부정적인 대상으로 인지되면점점 더 나쁜 행동을 보이게 된다는 말이다. ‘피그말리온 효과의 반대말로 생각하면 된다우리 생활에서 낙인효과는 쉽게 만나볼 수 있다영화로 따지면어떤 범죄가 일어났을 때 전과가 있는 사람을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것이다물론수사를 위해서는 가장 의심스러운 사람부터 조사를 하는 것이 맞다그 의심스러운 사람이 전과자라는 것도 편견이라고 볼 수도 있다그 사람이 출소 후 정말 착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단지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선의로 한 행동이 나쁜 의미로 비치는 경우가 있다그리고그런 시선은 그 사람에게 더 큰 일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어쩌면 그들은 그러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영화 [미스 백]의 그녀처럼 말이다.

과거에 이것을 소재로 단편영화를 찍은 적이 있다.

 



 그녀는 너무도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되었다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만일그때 그녀를 도와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녀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때문에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 엄마에 대한 원망그리고 그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는 장섭 함께 산다.

장섭 그녀에게 결혼하자는 말을 종종 해왔다영화를 보고 나면이 부분이 궁금해진다장섭은 정말로 미스 백이 좋아서 결혼을 하자고 했던 것일까잠시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영화 속에서 상아가 장섭에게 대답을 한다.

 

나만 보면 불쌍하다고 쳐다보는 네 눈빛을 평생 보고 살라고?”

 

 그녀도 어쩌면자신이 전과자라는 것에 대해 피해 의식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사람의 이미지는 타인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그녀의 이미지 또한 주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그녀 스스로 그 이미지에 너무 갇혀있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아무리불쌍하다고 해도 어떤 사람이 그 사람을 책임지겠다고 결혼을 하자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장섭은 정말 그녀가 좋아한 것 같다영화를 보면서그녀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나도 그녀처럼 그녀를 편견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 영화는 이지원 감독이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이 영화가 현실과 먼 영화가 아님을 말해준다과거옆집에 살던 아이가 도움이 필요해 보였다고 한다그 때그녀는 그 아이에게 손을 내밀지 못했고 그 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이 시나리오를 집필했다고 한다이 영화를 통해 학대를 받는 아동이 한 명이라도 발견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학대 아동인 지은의 이야기다아니정확히는 백상아의 이야기다영화는 지은이라는 아이를 지켜주려는 상아의 노력이 보인다지은이라는 아이는 자신을 지켜줄 사람이 없는 아이다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화장실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있고경찰서에 가서도 자신이 학대당한 것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다누군가가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없었던 것이다결국 지은은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어린 시절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했던 일 그리고 그 고통을 알기에 지은에게는 겪게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자신이 외면하면아무도 도와주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때문에지은이를 더더욱 포기하지 못한 것이다그런 그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장섭이다때문에그녀를 도와주려고 한다장섭이 그녀의 엄마를 찾아주려고 했던 것도 그것 때문일 것이다과거의 일로 상아를 보려고 하지 않았던 엄마가 왜 그녀에게서 멀어졌는지 알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그녀를 미워해서가 아니다그녀를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우리가 더러운 손으로 누군가와 악수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처럼그녀를 위해 그런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그녀에게 도망치라는 말을 한다이 말을 상아는 정섭에게 비슷한 행동으로 보여준다그녀는 자신을 도와주는 정섭이 자신과 비슷한 취급을 받을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그리고 그런 이유로 지은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자신이 겪어봤기 때문에그 고통이 얼마나 큰 지 알기에 그것을 지은이 겪는 것은 싫었을 것이다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만들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이러한 생각은 영화 마지막 다리 밑에서 두 사람이 나오는 장면에서 보여줍니다결국부족하더라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서로를 지켜주는 것이고 같은 처지이기에 서로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기에 더 위로해줄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상아도 지은과 함께하면서 자신을 찾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자신은 평생 혼자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그저 이 동네를 떠나서 살 생각뿐이었다지은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할 일상에 대해 접했다그녀에게 아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녀의 인생과 먼 일이었다아이 옆에서 담배를 서슴없이 피우고무작정 옷을 사 입히기도 한다지은이 자신의 손을 잡았을 때지은과 함께 놀이공원을 갔을 때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몰랐지만시간이 지나면서 알았다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상아가 지은과 있을 때상아가 욕을 하는 장면이 있다지은이 따라 하자따라 하지 말라며 자신에게 한 것이라고 하자 지은이 말한다.


미스 백은 미스 백이 싫어요?”


 그런 것 같기도 하다결국은 자신이 자신을 부정했던 것이다영화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정섭을 빼면 그녀에게 호의적이지 않다경찰서에도 힘들게 이름을 써내자그녀를 전과자라며 의심을 하며 쳐다본다지은의 부모라는 사람들도 그녀의 전과를 이용하기도 한다그 누구도 그녀에게 호의적이지 못하다때문에그녀는 스스로에게도 호의적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영화의 주제처럼 학대 아동에 대한 현실을 아주 잘 보여주는 영화다학대 신고가 들어왔을 때다시 부모의 집으로 돌려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다른 사람의 집안일에 신경을 안 쓰려는 정서가 있다영화 [목격자]의 마지막 장면처럼누군가 싸우는 소리가 들려도 현대인들은 신경 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영화에서도 앞집에 살면서도 앞집이 어떤 환경인지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단순히자신에게 피해만 끼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좋은 주제와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편집의 디테일은 아쉬운 영화였다컷 연결이 조금씩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크게 티가 나는 부분은 아니지만 감정의 흐름을 이어가야 할 장면에서 조금 어긋하는 부분이 느껴졌다그리고 9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지만영화는 그리 짧게 느껴지지 않는다부수적인 사건이 부족하게 느껴졌다억지로 시간을 늘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조금은 뻔한 연출이나 설정연결들이 눈에 보였다그럼에도그것들을 덮을 수 있는 장점들이 있는 영화다.

 우리에게 좋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특히, ‘백상아라는 인물이 지은을 지나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지은을 도움을 주기 위해 애쓰는 이유에 대해 감정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그리고 그것을 한지민 배우가 좋은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영화에 더 집중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한다또 영화 속에 다양한 여성이 등장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억지로 넣은 느낌이 아니다남녀를 구분해서 배역을 선정한 것이 아니라이 영화에서 보이는 악역과 주인공 상아와 지은을 도와주는 사람들 모두 남자와 여자가 함께 나온다감독의 세심함이 돋보인다영화 내에서도 그녀의 세심함이 돋보인다.

어둠 속에서 시작한 영화지만밝은 곳에서 끝나는 영화다.

 

 

4 / 5  그 아이는 결국 '미스 백'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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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daDdaSsij 2018. 11. 4. 20:59


글을 쓰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영화를 본 후 쓰고 있는 지금 이 글도, 첫 문단을 쓰지 못해 쓰다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이 영화처럼 지금 벌어지는 나의 이야기로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작가 ‘제리 샐린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입니다.

 

 


 

한 사람의 생애를 다룬 영화는 자주 등장하는 영화의 소재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본 투 비 블루] [이미테이션 게임]입니다. 그들은 큰 업적을 남겼지만,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한없이 약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미친 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힘들었던 것은 그들의 재능이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컸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그들이 그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순수했던 사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자신의 일 밖에 몰랐던 바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리 샐린저’ 역시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전쟁이라는 큰 상처를 겪게 됩니다. 전쟁의 상처는 누구에게나 큽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예술가에게는 그것이 더 크게 다가올지 모릅니다. 자신의 기억을 다시 되돌려 봐야 하고, 그것을 표현해야 합니다. 끔찍한 일을 다시 떠올리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습니다. 오히려, 단순한 반복을 하는 일을 했다면 그의 기억은 더 쉽게 잊힐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런 명작은 탄생 안 했을지도 모르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이 있지만, 공감이라는 코드가 있어야 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제리의 소설을 열광하는 사람들은 그 소설 속 인물이 자신의 이야기라며 큰 공감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현실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그는 결국 자신의 현실과 대면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현실은 무척이나 고통스럽기 때문이죠.

 

어쩌면 그래서 출판사는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 이 이야기 속에 있을 때 만이라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끝까지 고집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정작 자신의 소설을 재미없다고 한 사람에게 끌렸습니다. 그렇게 많은 출판사 사람들이 그의 소설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그는 자신의 소설을 무조건 좋다고 한 출판사의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듣고 싶지 않던 이야기도 듣던 과거의 순수함을 전쟁이라는 불행이 빼앗아 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면서 그가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럴수록,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때, 이랬더라면 어땠을까?

 

그리고 영화 [라라랜드]의 결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렇다고 환상적인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현실은 현실이니까요.

 

그는 전쟁을 통해 상처와 트라우마를 얻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글쓰기를 통해 떨쳐내려고 했었죠. 그는 무엇을 위해 글쓰기를 했던 것일까요?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전쟁 전 순수하게 글 쓰는 것이 좋아서 시작했던 그와는 너무나도 달라져 있습니다. 평소에는 필요 없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 자신이 나약해진 순간에는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죠. 이 영화에서 그가 가지게 되는 신앙심도 그렇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과거,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는 종교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나약해지고 기댈 곳을 찾지 못하게 되면서 접하게 된 것이 종교입니다. 그것은 하나의 의식처럼 거해지고, 그것이 반복되면 일상 중 하나의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커져서 어느새 인생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이죠. 그 일부가 너무 커져서 처음 가진 목표가 오히려 하나의 의식을 방해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결국 그 소설은 자신의 과거를 떨쳐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 했지만, 그것은 자신을 더욱 옥죄는 수단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그 소설 속 주인공이 진짜 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듣지 않았던 것이 아닙니다. 듣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것은 온전히 자신이었기 때문에 그 속마음을 듣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 고통을 말하는 것조차 그에게는 고통스러울 겁니다.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다.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한 이야길 하면서 그는 다른 아이들을 잡아주고 싶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가 말하는 아버지의 꿈. 그리고 아버지가 꿈을 포기하게 된 이유들이 모두 하나를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이 해봤기 때문에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못 해봤기 때문에 너는 그렇게 해보라는 것이다. 그의 아버지가 그런 과거를 겪었음에도 자신의 아버지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 진심이 전해지는 아버지의 고백은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진심을 담은 이야기는 어떻게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리의 소설인 [호밀밭의 파수꾼]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열광을 받았던 이유는 그가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말을 이 소설을 통해 전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진심을 독자들이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4 / 5  나처럼 살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