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daDdaSsij 2019. 7. 13. 13:39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는 리뷰입니다)

 

 

로봇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이야기는 영화 및 여러 플랫폼을 통해서 많이 쓰인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들이 신기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머지않은 미래에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미래에 대한 궁금증과 걱정이 이러한 소재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조]에서는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던 로봇이 자신의 정체가 로봇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로봇 ‘조’를 만든 ‘콜’은 그런 조를 지켜보며, 감정을 쌓아갑니다. 

 

 

 

 

 

[인간과 로봇의 사랑을 다룬 멜로 영화]

이 영화는 분명 로맨스 영화입니다. 감독, 작가 및 영화의 스태프들의 대부분은 이전에 멜로 영화를 만들어오던 사람들입니다. 그만큼 영화가 보여주는 로맨틱한 분위기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로봇이라는 점을 빼놓고 보아도 영화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그런 만큼 로봇들이 하는 고민들은 상당히 이질적으로 다가옵니다. 사람이 하지 않은 고민들을 하는 로봇들이 있습니다. 피부가 닳아서 고민이거나, 눈물이 없다는 등 사람이라면 크게 하지 않을 고민들을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들은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영화의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겉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은 내면의 모습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왔습니다. 인간만이 가지는 특징들인 감정들, 사랑 혹은 대인관계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로봇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영화 [조]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조금 흥미롭습니다. 로봇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 인간은 로봇과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있을까요? 육체적인 쾌락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는 사랑까지도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에 등장하는 로봇들은 거의 완벽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는 전혀 로봇 같지 않은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자기 자신도 본인이 로봇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의사소통, 감정적인 공유 및 표정 등 모든 것들이 인간과 동일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 인물이 로봇이라는 영화의 설명이 없다면 전혀 구분하지 못할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회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로봇은 인간을 사랑할 수 있고, 로봇은 인간을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고, 상처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못 믿겠다면, 눈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는 이야기까지 합니다. 

 

 

저는 눈을 통해, 로봇과 인간을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본래, 동양에서는 눈에 영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서양권에서는 입을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때문에 입이 없는 헬로 키티가 서양권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체 기관 중 가장 신기하면서도, 경이로운 기관은 눈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거울을 통해 눈을 자세히 본 적이 있으십니까? 눈을 자세히 보면, 홍채가 보입니다. 이 홍제의 모습은 상당히 이질적이면서도 신기한 느낌을 줍니다. 때문에 로봇이 이러한 부분까지는 재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이 로봇과 인간을 구분하게 되는 가장 큰 차이가 된 것이죠. 

 

 

 

[완벽하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

영화의 주인공인 콜은 조를 테스트한다는 명목으로 조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조와 점점 가까워집니다. 자신이 만든 로봇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조에게 점점 이성적인 끌림을 느낍니다. 물론, 로봇이라는 점이 돌부리처럼 조금씩 걸리적거리는 부분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돌부리는 전혀 예상이 못한 걸려 넘어져서 우리에게 상처를 줍니다.   

 

 

 

조가 교통사고를 당하자, 콜은 그녀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현실을 자각하게 됩니다. 겉모습과 생각은 인간에 가깝지만 그녀의 신체기관은 우리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죠. 그때, 실감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알고 있지만, 크게 인지하지 못하는 점들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단점을 다 감싸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콩깍지가 벗겨진 이후에는 장점조차 단점으로 보이는 경우가 생기는 것처럼 말이죠.

 

콜은 조가 로봇이기 때문에 더욱 편하게 자신을 의지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본인이 로봇을 그렇게 만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콜은 본인이 본인의 상처를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콜은 조의 진짜 모습과 마주했을 때, 그 모습을 외면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둘은 서로를 멀리하게 되었고, 이런 이들의 결핍을 채워주는 수단으로 본인들이 만들던 사랑에 빠지게 되는 약을 선택합니다. 이 약은 낯선 이성이라도 잠시나마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 약을 통해서, 사랑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잠깐의 결핍은 채워줄 수 있으나, 하룻밤의 사랑이 아닌 본질적인 것을 채울 수 없습니다. 

 

 

그렇게 콜은 조를 다시 찾아가지만, 조는 콜은 잊은 듯합니다. 어쩌면, 콜은 조에게 상처를 준 것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보듬어주고, 품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콜의 변화는 조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아직 잊지 못하였지만, 잊었다고 말하는 조는 콜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기 때문에 콜을 만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콜이 만나게 된 조의 2세대는 더 완벽해졌다고 하지만, 왠지 모르게 더 인공적으로 느껴집니다. 그 이유는 인간 자체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완벽한 사람을 볼 때면, 사람 같지 않다는 표현을 하는 것처럼 로봇 또한 너무 완벽한 모습은 사람들이 정을 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조의 1세대 모습처럼, 조금은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그 부족한 모습을 서로 채워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더욱 행복하고, 서로에게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되는 하나의 장치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랑이라는 고집]

사랑이라는 감정은 무엇일까요? 사람이 아닌 로봇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리 훌륭해 보이는 않을 것입니다. 사랑했던 사람의 빈자리는 비슷한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특이하게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이상한 고집이 있습니다. 왜 사람은 이상한 것에 고집을 부리는 것일까요?

 

아마 그것은 자신의 삶에서 그 사람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아서 일 것입니다. 연인과 헤어진 뒤에 그 사람의 사진을 지우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등장하지 않아도 어떤 장소나 음식의 사진을 볼 때면 함께했던 그 사람이 떠오르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의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우려고 한다면, 삶의 많은 부분의 기억을 지워야 하기 때문에 그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런 내용의 영화가 보고 싶다면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을 추천드립니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기억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 같다는 조의 과거 기억처럼 우리도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연인과의 기억들이 조금씩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DdaDdaSsij 2019. 3. 13. 02:55

광고 회사에 다니는 고스케는 업무 미팅 자리에서 중학교 동창 마오를 만납니다중학생때 괴롭힘을 당하던 마오를 도와주던 고스케는 그녀를 도와주면서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고그녀도 그런 그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10년이 흐른 뒤에 만난 둘은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영화 [양지의 그녀]입니다.



 

일본에서는 2013년에 개봉한 영화지만한국에서는 개봉한 적이 없습니다한국에서 개봉되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갑자기 지금 개봉하게 된 이유는 이 영화를 연출한 미키 다카히로’ 감독의 후속작인 [나는 내일어제의 너와 만난다때문입니다이 영화는 17만명이라는 관객 수를 동원했습니다그럼에도 이 영상을 보는 대부분은 아마 이 영화를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관객 수 900만을 넘게 동원한 [해적]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 것을 생각해보면이 영화는 상당히 기억에 남는 영화임은 분명합니다저의 인생 영화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소재가 흥미롭고그 속에 있는 이야기가 재미있기 때문입니다로맨스 영화의 장점을 아주 잘 살린 영화라는 것입니다. [양지의 그녀]와 함께 살펴보면 이 두 영화는 여러 공통점이 있습니다제한된 시간이라는 것과 여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비밀지하철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과 여주인공이 예쁘다는 것이죠참고로 저는 고마츠 나나의 팬입니다.

 

[양지의 그녀역시 제한된 시간을 통해 애절함이 살아나고안 좋은 결말이 나올 것 같은 비밀을 통해 궁금증을 유발하고, 그것이 해결되는 순간은 기억과 추억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이런 점들이 관객에게는 잘 먹힌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의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에 대한 정보는 의외로 많이 등장합니다하지만영화를 처음 보는 분들에게는 그런 부분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영화를 다시 보게 되면 그제서야 보이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이런 부분이 다카히로’ 감독이 가지고 있는 장점입니다.

 

영화 [양지의 그녀역시 그런 장점이 아주 빛나는 영화입니다지금부터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아주 많이 포함될 예정입니다그리고 [나는 내일어제의 너와 만난다]와 함께 영화에 대한 특징을 설명할 예정입니다때문에 이 영화를 보셔야 이해가 더 쉬울 것입니다그리고 [언덕길의 아폴론]과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의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선이 영화에서 우리를 가장 설레게 하는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시선입니다영화는 알게 모르게 인물의 시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그 중에서도 눈 맞춤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애완동물로 많이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도 사람의 눈을 알고 시선을 맞춥니다그리고 그 눈 맞춤을 통해 감정적인 교류가 된다고 생각합니다이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나와 시선을 맞추는 것만으로 그 사람이 호감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특히나 호감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이라면 그 눈 맞춤이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시선은 오해받기도 쉽습니다이러한 점은 영화의 초반에 등장하는 속옷 광고의 이야기를 보며 알 수 있습니다영화 초반대부분의 이야기는 이 속옷 광고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속옷 회사에 들어가서 속옷 화보를 처음 본 코스케와 타나카상의 시선부터 시작됩니다속옷 광고는 노출이 불가피 합니다때문에 광고 회사의 상사도 이런 사진에 대해 선정적이라며 거부합니다그런데밖에 나가보면 이미 많은 광고에서 이런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선정적이라는 것은 성욕을 자극한다는 것입니다선정적이라고 생각을 했다면성욕이 자극되었다는 것입니다그런데여성이 속옷만 입는 것으로 성욕이 자극되는 것일까요이런 사례는 영화의 등급을 매기는 작업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영화 속에서 여성이 가슴을 노출했다고 무조건 청불 판정을 받지는 않습니다영화나 콘텐츠에서 중요한 것은 성적 행위에 대한 묘사가 중요한 것이죠사람의 나체만으로는 성적 대상이라고 말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이러한 생각은 보는 시선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광고 회사에서 일하는 코스케와 상사인 다나카가 광고 시안을 보면서 라인 죽이는데?’ 라는 말을 합니다여성 동료직원인 미네기시가 그런 말하면 여자들이 안 좋아해요라는 대사를 합니다그런데막상 시안을 보자 그녀도 그들의 의견에 동의합니다같은 것을 보더라도 그 시선에 따라 생각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선의 변화는 [나는 내일]에서도 나타납니다. ‘타카토시가 에미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된 후에 모든 것이 각본대로 움직인다는 것이 불만족스럽습니다집으로 돌아와서 타카토시는 새로운 것을 깨닫게 됩니다본인은 뒤늦게 알았던 사실을 그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참고 있었다는 것이죠그리고 생각을 바꿉니다정해져 있는 미래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자는 것이죠둘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1분 1초의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이 든 것입니다시간을 아까워하기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선택한 것입니다.

[양지의 그녀]에서도 마오의 비밀을 알게 된 고스케는 그녀에게 진실에 대한 설명보다는 남은 시간 동안이라도 그녀를 혹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이죠현실을 받아들이면그 안에서 자신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간이 제한된 상황에서 인물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도 다카히로’ 감독의 특징입니다. [언덕길의 아폴론]을 보면세 인물이 크리스마스에 성당에서 연주를 하자는 약속을 합니다하지만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센터로와 리츠코가 사고를 당하면서 이 약속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 생깁니다리츠코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면서 이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됩니다.

 

[양지의 그녀또한 이런 제한된 시간이라는 소재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환생한 고양이가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살 수 있다는 것과 그 시간이 지나면그동안 행복했던 기억 혹은 추억들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그 기억들이 사라지고아무런 일도 없던 것처럼 지내게 된다는 것은 꽤나 슬픈 일입니다하지만, [양지의 그녀]는 1번의 환생이 끝난 마오가 새롭게 환생을 한 모습으로 그의 앞에 나타납니다그들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기존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그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이죠.

[나는 내일]도 비슷한 패턴을 보입니다이 영화는 특이하게, 3번의 시작이 등장합니다. ‘타카토시의 시작, ‘에미의 시작그리고 에미의 마지막이 다시 나옵니다하지만이 마지막은 새로운 시작의 느낌이 듭니다영화의 설정상으로는 에미의 마지막이지만 타카토시에게는 시작이 되는 날입니다.

 

이렇게 돌고 도는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어디선가 그들은 지금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겠죠적어도 우리의 기억 속에서는 그들은 행복한 모습입니다그들을 뿐만 아니라과거의 우리 자신도 행복한 기억에 대한 추억을 되돌아보면기억 속에 있는 그 시간을 계속 사는 것입니다.

 

[양지의 그녀]로 돌아와서, ‘마오는 2번째 환생을 하게 됩니다새로운 12년이 시작된 것이죠앞으로 7번 더 환생할 수 있습니다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12년밖에 안됩니다하지만한 사람과 12년동안 행복한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그들에게 12년이라는 시간이 짧게만 느껴졌던 이유는 시간이 무한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오히려자신이 남은 시간을 알게 되는 대부분의 영화 속 인물들은 남은 시간을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사용하려고 합니다시간을 아까워하는 것이죠하지만행복하게 살기에도 그들의 시간을 짧습니다그런데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 지도 모르는 우리들은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일까요만약내일 죽는다고 했을 때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해 행복했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적어도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은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돌고 도는 시간의 고리를 이 감독은 지하철이라는 소재로 이용합니다두 영화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지하철입니다이 지하철은 항상 같은 길을 돕니다정해진 시간에 움직이기 때문에 그 시간을 놓치면 지하철을 못 타는 것이죠하지만조금만 기다리면 다음 지하철이 옵니다.

영화 속에서 마오는 이 전철이라는 흐름에서 벗어납니다전철을 내려서 고스케와 함께 있는 것을 선택합니다. [나는 내일]에서 전철은 반복되는 시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양지의 그녀]에서는 이 전철을 통해 많은 곳을 돌아다닙니다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차를 가지고 있는 인물은 없고버스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이들은 전철을 타고 다닙니다정해진 길만 갈 수 있지만그 안에서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할 수 있고그 선택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이미 정해 저 있는 길이라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죠. [나는 내일]에 이미 정해진 하루를 살아야 하는 두 인물이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이 처한 환경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찾았기 때문입니다때문에 그 행복을 더더욱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현재에 충실하게 됩니다.

결말을 아는 것이 어쩌면 더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같은 결말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그 결말이 해피엔딩이 될 수도 있고새드엔딩 혹은 배드 엔딩이 될 수도 있습니다해석하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지금 처한 환경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은 사람은 스스로 행복할 것입니다외부의 누군가가 불행하다고 생각해도당사자들은 행복합니다결국 이렇게 되면불행해지는 것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외부의 누군가가 됩니다괜히 걱정하면서안타깝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생각해보면인물이 가장 불행해지는 순간은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입니다두 영화 모두 이 사이의 결말이 정해져있다는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만약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비밀어딘가가 아프거나빚쟁이에게 쫓기거나누군가가 괴롭힌다던가 하면 해결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이런 비밀은 희망이라도 품을 수 있다는 것이죠하지만 그것은 행복한 일은 아닙니다그 희망이라는 존재가 행복의 기준이 될 것이고그 희망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들은 행복하지 않은 것입니다스스로 행복의 기준을 잡았기 때문에 그 기준에 미달하지 못하면 행복하지 않은 것입니다하지만결말이 정해져있고그 결말이 불행함에도 이들은 행복합니다결말을 맞이할 때불행하다고 생각될 수 있어도 지금은 그렇다는 것이죠불행한 결말을 알고 있는 사람은 행복하고불행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불행한 아이러니가 생기는 것이죠이러한 아이러니에 타카히로’ 감독은 영화를 통해 답을 내립니다.

 

그 불행이 지나면서전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시작이 그들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입니다불행한 결말 뒤에는 어떤 행복이 기다리고 있는 알 수 없습니다우리 삶의 결말을 안 다면우리는 행복할까요불행할까요그 결말이 어떠하든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지내는 사람이어도좋지 못한 환경이라도 자신의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해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보다 행복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여기서 마치려고 했는데갑자기 결말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그는 왜 울었으며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그녀를 기억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사실이런 결말은 기억의 유무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습니다과거영화를 만들던 학생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만든다면 저도 관객의 판단에 따라 달질 수 있는 결말은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을 것입니다때문에 이 결말은 이중적인 판단이 가능합니다사실 이런 결말들 많이 나와있습니다하다못해, [신비한 동물사전]도 이런 결말입니다.

그럼에도이 영화는 이 인물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있어야합니다그 이유를 말하기 전에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어떤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 적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그 답은 영화 속에 있습니다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무의식 속에 있는 기억 때문에 자신이 스트레를 받거나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그는 그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대부분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이 영화는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저는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의문점이 하나 있습니다. ‘마오가 사라지기 직전에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서는 사라졌는데 왜 코스케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나 하는 것이죠. [세상에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처럼당사자 해당 물건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 것이 아님에도 그는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심지어그녀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을 부모님의 기억도 사라졌습니다물론그의 기억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만약에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까요그렇다면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당연히 이해가 됩니다그리고 마지막에 고양이와 마오와 비슷한 사람을 보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해볼 수도 있습니다처음부터 그녀의 모습이 아닌목걸이부터 나온 것은 그녀가 아닐 수도 있다는 해석도 해볼 수 있습니다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사람은 가끔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기억이 존재합니다지우려고 했지만 지울 수 없던 기억, ‘코스케에게 마오는 그런 존재였을 것입니다.



4.5 / 5   이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