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daDdaSsij 2019. 5. 2. 20:46

백상 예술 대상은 방송, 영화 그리고 연극을 아우르는 시상식입니다. 덕분에 다양한 스타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백상 예술 대상은 매력적인 시상식입니다. 올해로 55회를 맞은 백상 예술 대상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1. 무난한 수상 결과

전체적으로 무난한 수상 결과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변도 없고, 납득하지 못할 수상 결과도 없습니다. 그냥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았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어떤 한 부문만 이야기해서 칭찬할 부분도 없습니다. 다만, 대상에서는 약간의 의외성이 발휘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이 이야기는 뒷부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연극상이 신설되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8년 만에 부활한 연극상은 미래에 우리가 보게 될 배우를 미리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저의 전공분야라고 할 수 있는 영화 부문에서는 상당히 무난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인, 조연, 최우수 연기상 모두 어느 한 사람이 돋보이는 부문은 없었고, 후보에 오른 것 자체에 의문을 가질 만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누가 받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누군가 한 명 주기에는 조금 애매한 후보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부분은 시상식의 잘못이 아니니 문제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상당히 보수적인 수상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 공중파의 약세 

방송부문에는 총 15개 부문이 존재합니다. 그중 tvN 4개 부문, jtbc 6개 부문, MBC 4개, KBS 1개 부문입니다. 특히, 10개 부문의 드라마 부문에서는 1개 부문에서만 수상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지금은 드라마의 대본이 나오면, tvN과 jtbc를 거쳐 공중파로 간다고 할 정도로 최근 공중파 드라마는 상당히 침체기를 겪고 있습니다. 주말드라마 및 일일드라마에서 시청률이 잘 나와서 돈은 잘 번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것일까요?

연말 공중파 시상식이 재미없는 이유도 이런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 메시지와 재미를 모두 잡은 jtbc [SKY 캐슬]의 활약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3. 깔끔한 진행

최근 본 시상식 중에서 가장 군더더기 없는 진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애초에 시상식 시간이 넉넉하게 편성되어서, 모든 수상자들이 비교적 여유롭게 수상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V앱을 통한 백스테이지 방송을 동시에 진행하여, 수상자가 수상소감을 한 뒤에 간단한 인터뷰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영상은 네이버 TV에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시상을 진행하는 방식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남녀의 시상을 한 번에 진행한 점과 전년도 수상자가 나와서 시상을 한 점도 좋았습니다. 특히,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에서 나문희 배우가 일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해서, 김윤석 배우가 혼자 시상을 한 점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축하공연 또한 단순 분위기 전환이 아닌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다만, 축하공연에 의미를 두려고 하는 강박에서 조금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4. 두 배우의 대상

드라마 부문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줬던 그녀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남을 연기를 보여줬다는 것으로도 그녀의 대상 수상 이유는 충분합니다.

조금 의외였던 점은 정우성 배우의 수상입니다. 물론 그는 충분히 받을 만한 배우입니다. 특히 [증인]에서는 그동안 보여줬던 연기와 다른 모습의 연기를 보여줬고, 영화가 보여준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달자의 입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생각해보면, 딱히 대상을 수상할 작품이나 배우가 떠오르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있습니다.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잡는다.’ 크게 돋보이지 않더라도 자신의 연기를 보여주던 그에게 기회가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화제와 강세를 보이지 못했던 한국 영화 속에서 굳건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정우성 배우에게 기회가 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수상은 의외였지만, 상당히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청룡 및 백상, 대종상 등 주요 영화 시상식에서 연기 관련 수상이 한 번도 없었던 그의 수상이 더더욱 반가운 이유는 그가 보여주었던 연기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배우 생활에 나름의 결실을 맺은 그의 차기 작품들이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posted by DdaDdaSsij 2019. 1. 25. 01:30



장애를 가진 인물이 나오는 영화는 꾀나 많이 존재합니다그러나 한국 영화 중에서는 인상적인 영화를 찾아보기 힘듭니다대표적인 영화로 [말아톤]이나 [오아시스]가 있습니다아주 예전에 만들어진 영화가 아직까지 대표작으로 생각되는 것은 최근에 만들어진 영화 중에 인상적인 영화가 없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작년에 [그것만이 내 세상]이 있었지만이 영화는 장애가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태도도 별로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그런데오늘 보고 온 이 영화는 상당히 인상적입니다영화의 주인공이 겪고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많은 공부를 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그 태도 또한 조심스럽다고 느껴집니다영화 [청춘만화], [완득이]를 연출한 이한 감독의 신작 영화 [증인]입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24일에 이한 감독님이 참석하는 GV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봤고이야기를 들었습니다좋은 시간을 보냈는데엔딩 크레딧이 끝나기 전에 끊어버려서 조금 의외였습니다나름 영화에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인데조금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저는 모든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다 보지는 않지만부분적으로 영화에 대해 궁금한 점을 엔딩 크레딧을 통해 해결합니다특히, [증인]의 경우 장애를 가진 인물이 나오기 때문에 혹시 관련 기관에 자문을 구하거나법과 관련된 부분에서 자문을 받았는지에 대해 궁금했습니다물론영화가 끝나기 무섭게 상영관을 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다급해지는 것은 이해를 하지만 조금 대체가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증인]은 여러 요소가 결합되어 있는 영화입니다법적인 공방이 있는 영화장애를 가진 인물을 다루는 영화소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와 동시에 영화는 약간의 힐링 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영화의 포스터만 봐도 나무를 보여주면서 녹색 계열의 밝은 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다양한 코드가 한 영화에 담겨있습니다실제로 영화에서 이러한 요소들이 잘 섞여있는 느낌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제가 상상한 영화는 선과 악이 명확한 영화라는 생각을 했습니다영화 속에 악역의 캐릭터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대결구도로 나타나거나 두 세력 간의 싸움이라고 생각이 되지는 않습니다오히려그 태도가 아주 좋았습니다의도 또한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영화의 내용이나 소재가 큰 영화사에서 다룰만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롯데 엔터의 영화라서 조금 놀랐습니다. GV를 통한 감독님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면롯데에서 진행하는 시나리오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영화 시나리오를 제작 한 것 같습니다알아보니, 2016년에 시나리오 공모전에 상을 받은 문지원 작가의 시나리오 였습니다이런 점을 홍보하면조금 더 이미지에 좋을 것 같은데 전혀 언급이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 영화는 꼭 앞부분부터 보셔야 합니다저는 이 영화가 시작하고 5분정도 만에 소름이 돋았습니다김향기 배우의 연기에 놀랐습니다. GV 도중 두 주연배우가 깜짝 방문을 해서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김향기 배우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그녀도 참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이한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고민을 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이전 작품인 [영주]에서도 아주 좋은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2018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는데올해에도 수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어떤 상이라고 그녀는 연기상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이제 성인이 된 그녀가 벌써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것은 앞으로 차기작을 더 기대하게 만듭니다.

준비도 중요하지만그녀의 연기가 아주 훌륭합니다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폐의 증상들을 자연스럽게 연기합니다하지만그것이 절대 과도하게 보이지 않습니다영화 속에서 항상 경계해야 하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어느 정도로 표현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김향기 배우는 그 선택을 훌륭하게 해냈습니다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잘 표현한 연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영화 자체는 조금 과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중반부까지는 조금씩 우려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혹시 나중에 이거 이렇게 되는 거 아니야?’ 하는 의심이 드는 장면들이 조금씩 있었습니다물론그런 예상이 항상 틀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하지만위에 말한 것처럼 어느 정도로 보여줄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한국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점이 영화의 주제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입니다그리고 그것을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우리는 누구가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 속 자폐를 가진 소녀인 지우를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하면서기특하게 생각합니다그리고 순호를 보면서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하지만영화가 그것을 강조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공부하려고 했는데부모님이 공부하라고 잔소리할 때 드는 감정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죠.

관객 스스로도 납득이 되는 이야기를 굳이 영화가 한 번 더 해석할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오히려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주거나새로운 시선을 전해주면 조금 더 여운이 남았을 것 같습니다눈물을 많이 흘린다고 슬픈 영화는 아닙니다사람의 감정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한 가지 감정만 느껴지면 당시에는 슬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래가지 못합니다그 감정이 복잡하면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도 그 감정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고 복잡한 매듭을 하나씩 풀어가는 재미가 있기도 합니다.

[증인]이라는 영화가 상업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영화라면 이런 선택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하지만이 영화는 상업적인 콘텐츠로 접근하기에는 조금은 위험한 콘텐츠입니다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다루면서 그것을 웃음의 코드로 이용하거나 소비되는 인물로 나온다면 그것이야말로 그들을 모욕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적어도 이 영화가 그들을 대하는 태도를 생각해보면이런 전개나 결말은 상당히 많이 아쉽습니다.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기존 한국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스케치를 그리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스케치가 끝나고 색을 칠할 때까지도 그런 줄 알았는데다 칠하고 보니 이미 널리 쓰이는 색으로만 칠해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좋은 이야기를 과한 감정과 어디서 본 듯한 결말로 풀어나간 점은 아쉽습니다.

하지만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진심 그리고 약자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해보면영화 자체는 충분히 따뜻함과 묵직한 진심을 담고 있는 영화임은 확실합니다그래서 더욱 아쉬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3.5 / 5  좋은 태도와 진심이 느껴졌기에 아쉽다.

 

 

에필로그

 

아직 개봉을 하지 않은 영화라 스포일러 없이 이야기를 했습니다사실영화에 대한 모든 부분을 이야기하면 충분히 할 이야기가 많은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장애에 대한 편견자폐 스펙트럼직업윤리사람의 태도가치의 판단 등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영화임은 분명합니다그래서 GV의 질문도 상당히 다양하고 좋은 질문이 많았습니다그리고 소소함에서 오는 인간관계 그리고 신뢰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겨있습니다가족이나 친구연인끼리 같이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좋은 영화임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