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daDdaSsij 2019. 4. 13. 00:57

애절한 로맨스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물이 마음껏 사랑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면 됩니다. 특히, 인물의 감정이 중요한 영화의 경우에는 개연성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인물의 감정에 이입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인물의 상황이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올 수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인물들이 감정의 변화를 불러오는 과정 또한 납득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해야 합니다. 그리고 관객들에게도 그들이 서로 사랑을 응원하게 되는 충분한 계기가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한 말들이 말로는 쉽지만,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멜로 영화의 패턴들이 비슷해지면서 관객들도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때문에 멜로 영화보다는 멜로가 다른 장르 영화에 편입되어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액션 영화나 코미디, 스릴러, 미스터리, 공포에도 사랑하는 사이에 대한 표현이 많아지면서, 멜로 하나로는 관객들에게 어필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영화 [파이브 피트]는 기존 멜로 영화들이 다뤘던 소재에서 반 발짝 앞선 모습을 보여줍니다. 병에 걸린 인물들이 서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는 꽤나 존재하고 있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 또한 병에 걸린 인물들이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병의 특징을 아주 잘 살린 영화입니다.

 

 

낭포성 섬유증이라는 병명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파이브 피트]는 매력적인 영화로 다가옵니다. 병의 특성상 두 인물이 서로를 가까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은 더욱 안타깝게 만듭니다. 거기에 이들에게 남은 삶이 많지 않다는 점 또한 이들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앞서 말한, 이들이 마음껏 사랑하기에는 넘어야 할 문턱이 많은 샘이죠.

 

 

생각해보면, 멜로 영화는 이야기 구조가 새롭기는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져야 하는데, 그 과정들이 비슷하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멜로 영화가 다소 뻔하게 그려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멜로 영화를 보는 목적은 그 감정을 느끼기 위함입니다. , 뻔하게 느껴지더라도 멜로라는 감정에 충실하면 관객들은 수긍을 한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파이브 피트]가 보여주는 소재가 멜로라는 장르에서는 상당히 신선하게 적용됩니다. 그 인물들이 원하는 것은 평범하게 사랑하는 것입니다. 관객들도 그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병 때문에 가까이할 수 없는 두 인물은 사랑하는 사람과 스킨십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제약이 관객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듭니다.

 

거기에 멜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점인 대사와 메시지도 괜찮습니다. 멜로는 인물이 하는 행동이나 대사의 의미들이 중요하게 적용되는 장르입니다. 같은 내용을 이야기하더라도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죠. 자칫하면, 대사가 상당히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고, 반대로 너무 무미건조하게 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수위에 대한 조절을 잘 해야 합니다.

거기에 영화가 전체적으로 가지는 의미 또한 상당히 중요합니다. [파이트 피트]에서는 이 제목 자체가 상당히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 영화에서 인물들에게 제한하는 거리는 6피트입니다. 대략 182cm 정도로 상당히 먼 거리입니다. 별 차이가 안 느껴지지만, 6피트와 5피트는 실제로 30cm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이 대목이 영화에서 많은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멜로 영화의 숙제 중 하나가 두 인물의 사랑이 깊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이 과정을 포옹이나 키스 혹은 베드신 등으로 표현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것들이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 점이 오히려 영화의 장점으로 작용된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단계에 제약이 생기니 단계 하나하나가 상당히 소중해집니다.

 

그리고 멜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두 배우의 케미가 상당히 돋보입니다. 비교적 이름이 덜 알려진 두 배우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배우에게도 멜로는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기에 상당히 적합한 장르입니다. 멜로 영화에 자주 출연하는 배우는 그만큼 많은 매력을 가진 배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이브 피트]에 등장하는 두 배우의 매력 또한 상당히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여러 방법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과거 멜로 영화들을 오마주 하여, 이들의 결말과 관계에 대한 암시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한 마스크나 튜브같이 그들을 덮은 물건들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온전하게 서로의 모습을 보기 어렵게 합니다. 때문에 영화 중후반부에 등장하는 서로의 꾸밈없는 모습을 대면하게 되는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느껴집니다. 거기에 음악이 그들의 절실한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화 음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도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자체가 촘촘하지는 않습니다. 분명, 허술하게 그냥 넘어가는 장면들이 존재합니다. 거기에 다른 영화에서 이미 등장한 내용들이 되풀이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안녕, 헤이즐] [미 비 포유]가 섞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멜로 영화에서 봐왔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여러 장점이 있지만, 큰 단점도 몇 가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인상적인 이유는 영화가 주는 메시지 자체와 그것을 전해주는 방식이 임팩트가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영화에 사용되는 소재 자체도 신선하기 때문이죠. 적어도 두 인물이 서로를 애절하게 원하는 모습을 보는 관객들에게도 그 애절함이 전해졌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기준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꽤 성공적인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4 / 5  멜로 영화 주는 새로운 메시지

 

posted by DdaDdaSsij 2019. 4. 13. 00:51

2008년 영화 [테이큰] 이후 부모의 분노를 자극하는 악당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죽거나 납치가 됨에 따라 많은 부모들이 그들을 구하기 위해 총을 들었습니다. 많은 영화에서 말입니다.

 

[테이큰]을 연출한 피에르 모렐 감독의 신작인 [아이 엠 마더]는 자신의 가족을 죽게 한 사람들의 복수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피에르 모렐 감독은 본래 스테디 캠을 잘 쓰는 촬영감독이었습니다. 뤽 베송 감독의 [택시]에 참여하게 된 계기로 본격적인 촬영 감독의 길을 가게 됩니다.

 

영화의 원어 제목은 [페퍼민트]로 다소 밋밋한 경향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 이런 제목이 지어진 이유를 알게 됩니다만, 한국 제목인 [아이 엠 마더]도 영화의 내용과 맞는 제목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영화 속에서는 자식에 대한 복수를 하는 내용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의 남편도 같이 죽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남편에 대한 내용은 거의 등장하지 않더군요. 영화를 보실 분이라면, 남편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내내 딸인칼리를 죽게 한 일당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런 설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면 아빠인크리스는 왜 등장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차라리, 싱글 맘인 설정으로 아버지가 일찍 죽은 설정을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언급이 거의 안 됩니다. 내용만 보면 [아이 엠 마더]라는 제목은 알맞은 제목이긴 한 것 같습니다.

 

 

액션 영화가 가지는 개연성

저도 이 부분을 이야기할 때는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합니다. 액션 영화 자체가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서 할애되어야 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인물의 캐릭터 설명에서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부분에서 액션 영화는 선택을 잘 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절한 지점에서 생략을 하고 조금 더 간단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액션 영화라고 개연성을 무시하면, 영화 자체가 상당히 지루해집니다.

 

액션 영화에서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영화 시작하자마자 액션만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액션은 인물의 감정이나 사건 해결 과정 중에서 표현되는 수단일 뿐이지, 액션이 주가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영화 [마녀]는 액션 부분에서는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액션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 인물이 왜 이런 능력을 얻게 되었고, 왜 여기서 싸우고 있는지 설명이 되고 납득이 되어야, 이 액션도 재밌습니다. 물론, 그 설명과 설정에도 개연성은 필요합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액션 영화가 액션이 재밌으면 되는 것이지, 다른 거 다 따지면 다 재미없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렇게 갖출 것 다 갖춘 영화도 많습니다. 액션 영화에 엄청난 대서사시의 이야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설명을 해야 합니다.

[아이 엠 마더]의 이야기를 해보면, 가족들의 죽음 이후 5년이 지나고 라일리는 복수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영화에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라일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 훈련을 받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영화 중간에 유럽에서 복싱하는 장면은 잠깐 보여주는 것으로 전부입니다. 그렇다면, 이 인물은 어떻게 총을 잘 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부족합니다. 적어도, 음악과 같이 몽타주로 5년의 시간을 짧게 보여준다면, 2~3분이면 설명이 가능합니다. 다른 영화들이 시간이 남아서 인물의 설명하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두 인물이 싸울 때, 인물의 능력이 대충 예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인물이 여러 상황에 처했을 때 그것을 극복하게 되는 이유가 설명이 됩니다. 평범한 일반인이 총에 맞았다고, 능숙한 대처가 가능할까요? 이런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영화 [테이큰]은 주인공인 리암 니슨이 은퇴한 형사로 나옵니다. 때문에, 총을 잘 사용하고, 싸움을 잘 하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거기에 인물을 쫓거나, 추리하는 것도 다 전직 형사라는 설정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저는 [테이큰]의 액션이 화려하거나, 많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액션에 대한 의미 부여가 아주 잘 되어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 해당 집단을 추리해가면서 얻어지는 미스터리로서의 흥미도 있습니다. 단순히, 액션 하나만 좋아서 [테이큰]이 칭찬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자신의 가족을 잃었다는 것으로 인물이 싸우게 되는 계기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일반 워킹맘이었던 그녀가 갑자기 총과 싸움에 능해지는 것에 대한 설명은 부족합니다. 이 점이 영화의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의미를 위해 희생된 것

 

 

이 영화에는 단순히 모성 액션을 보여주는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는 고위층에 대한 비리를 다루고 있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인물이 복수하게 되는 대상이 단순히 자신의 가족을 죽인 인물에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용의자를 불기소처분을 내린 것에 공조한, 검사, 변호사, 판사 등 연관된 여러 인물에 대한 심판을 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법으로 어찌할 수 없던 그들을 직접 심판하려고 하는 것이죠. 이런 전개는 상당히 많은 영화에서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다룰 때마다 등장하는 점이 경찰과 수사기관을 상당히 무능력하게 그리고 있다는 것이죠. 영화 속에 등장하는 경찰의 모습 중에서 제대로 된 경찰의 모습을 보이는 인물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무능력하게 그려지면서, 한 편으로는 주인공의 능력을 과대하게 포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는 부분이 몇몇 존재합니다. 순간 이동의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잘 나타납니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인물과 싸우면서 너무 손쉽게 제압을 한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이 부분은 앞서 말한 것처럼, 총을 잘 쓰게 된 설명이 없으니 조금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름 갱단으로 있는 인물들인데, 너무 쉽게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다소 뻔하게 느껴지는 결말이 나오게 된 것도, 영화의 주제를 위해 희생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를 희생하면서 얻어지는 것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영화의 어떤 부분을 강조하거나 장점으로 내세우려고 할 때는 불가피하게 손해를 보는 점이 있습니다. 그 부분이 영화의 단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손실을 따졌을 때 얻어지는 것이 많다면, 그 손해는 감수하게 되는 부분이죠. 제가 생각하기에 이 영화의 주제를 위해 희생된 것들을 생각해보면, 손실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하나마나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액션만큼은 나쁘지 않다. 좋지도 않습니다.

 

이런 단점들을 가지고 있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액션 자체는 괜찮은 편입니다. 스토리 상관없이 액션만 보고 싶은 분에게는 나름 괜찮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FPS 같은 느낌의 총기 액션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잠입 액션이라고 봐도 될 것 같은데, [아이 엠 마더]가 그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타격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타격감이라는 것이 타격을 가할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맞을 때 생기는 리액션이 좋아야 하는 것인데, 그 표현 자체가 괜찮습니다. 부분적으로 잔인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최근 봤던 [헬보이]에 비하면 발톱의 때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액션이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크게 무리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서, 많은 적을 제압하려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물론,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배경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긴 하지만, 그저 액션 하나만 놓고 평가하자면, 신선하지는 않지만 볼만한 액션이라는 점입니다.

 

 

 

스토리나 설정이 부분에서 조금 빈약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 영화의 주 콘텐츠인 액션에서는 준수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저 액션을 보기 위함이라면, 이 영화가 괜찮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킬링타임 영화로는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3 / 5 주제를 따라가지 못하는 액션을 따라가지 못하는 개연성

 

posted by DdaDdaSsij 2019. 4. 2. 00:58

배우 출신 감독이 가지는 장점은 배우들과의 소통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자신이 연기하는 신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연출자는 지금 이 장면들이 어떤 식으로 표현이 될 것인지에 대해 배우들에게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물론, 설명을 한다고 해도 배우들은 100% 이해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기를 해봤던 인물이 영화를 연출한다면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배우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알 것입니다. 받는 입장이 되어 봤기에, 주는 상황에서 더 배려를 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배우 출신 감독의 영화를 볼 때는 배우들의 연기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됩니다. 연기에 조금 더 신경을 쓸 수 있고, 연기를 하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거기에 자신이 직접 연기를 한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연출과 연기를 모두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감독으로의 준비와 배우로서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촬영 현장에서도 촬영을 하고, 모니터를 확인하는 점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럼에도 영화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본인이 직접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는 큰 장점으로 나타납니다.

 

 

김윤석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를 합니다. 직접 연기도 합니다. 영화 [미성년]은 그의 첫 데뷔작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선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대사입니다. 배우라서 그런지 대사가 상당히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어떤 대사들이 영화에 적합한지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대사의 맛이 상당히 좋게 하는 요소 중 하나는 시나리오 자체입니다. 아주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시나리오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등장하는 시퀀스들에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괜찮습니다. 코믹적인 요소도 괜찮고, 주고받는 대사나 상황들 그리고 성인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요소들이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의 전체로 따지면 다소 밋밋한 것이 아쉽습니다. 쉽게 말해서, 영화가 잔펀치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장면이나 임팩트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이유는 스토리 전개 자체가 정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스토리의 흐름보다는 어떤 사건을 통해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들과 변화들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때문에 큰 틀에서 스토리는 적고, 에피소드들로 영화가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영화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영화 속 캐릭터 때문입니다. 여기서도 배우 출신 감독이 가지는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물들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인물들이 각자 개성이 강해서 인물 사이의 만남마다 새로운 느낌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서로를 한 번씩 마주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들어서 영화가 지루하지 않게 느끼게 해줍니다.

 

캐릭터와 에피소드 위주의 전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사건을 발생시키면서 관객들의 흥미가 떨어지지 않게 해줍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들만 등장하면 영화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메시지나 임팩트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화를 통해 그가 이야기하려는 이야기는 상당히 좋습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아직 성인이 아닌 청소년과 성인이지만 성인 같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성년]의 ‘미’는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영화는 그만큼 다양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나이가 되었다고, 어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어른 같지 않은 어른도 있고, 어른 같은 청소년도 있습니다.

 

영화는 어른스러워 보이는 아이들을 통해서 다양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 그들도 아직 어리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은 가면을 쓰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의 속에서는 온갖 생각과 감정이 들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며 살아갑니다. 누군가가 미워도, 자신의 마음이 아파도 현실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럴 시간조차 없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물들의 고민들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상당히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청소년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옳지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나서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귀찮아서, 나보다 높은 사람이라서, 상대가 기분 나쁠까 봐 혹은 자신이 튀는 것이 들어서, 불이익을 볼까 등 많은 이유를 대면서 핑계를 댑니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데뷔한 김윤석 감독의 첫 작품으로 [미성년]은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장점이 더 돋보이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에피소드들은 영화를 보면서 충분한 웃음을 선사함과 동시에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지점들이 존재합니다. 영화를 연출한 김윤석 감독은 신인 감독으로써 괜찮은 첫걸음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4 / 5  어른들이 청소년들을 부러워하는 이유

posted by DdaDdaSsij 2019. 3. 28. 21:23

비행기 추락 사고로 북극에 홀로 남겨진오버가드는 구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홀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근처를 지나가는 헬기를 발견합니다. 그는 헬기를 향해 구조 신호를 보내고, 헬기가 그를 구하러 오지만 강한 바람에 헬기는 사고를 당합니다. 삶의 끝자락에서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은 한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영화 [아틱]입니다.

 

 

이 영화는 자막이 없어도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사를 종합해도, A4용지 한 장 분량도 안 나올 것 같을 정도로 적은 량의 대사입니다. 그 대사들도 간단해서 약간의 영어만 할 줄 안다면, 자막 없이 볼 수 있는 좋은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주변 분들에게 자랑하세요. 자막 없이 영화 볼 수 있다고.

 

저는 이 영화가 끝나고, 많은 생각과 함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습니다. 진정하기 위해서 몇 번의 심호흡을 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샀던 음료를 마실 새도 없이 계속 긴장을 하고 있던 터라 긴장이 풀려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메즈 미켈슨의 연기는 상당히 몰입감을 더해줍니다. 넷플릭스의 [폴라]를 보면, 게임 [메탈 기어 솔리드]의 스네이크를 보는 것 같은 카리스마가 느껴집니다.

 

따져보면, 서사가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스토리라고 하는 것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대처하는 인물의 표현이 가장 중요한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는 각본보다는 연출자의 비중이 더 높은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연출한조 페나감독은 브라질 유튜버 출신입니다. 유튜브를 통해서 각종 패러디 영상으로 250만 명이 넘는 구독자 수를 가지고 있는 유명한 유튜버였습니다. 그 이후로 각종 대기업 CF를 찍게 되었고, 뮤직비디오와 단편 영화까지 찍게 되었습니다. 이미, 유튜브 시절부터 패러디를 통해 연출에 대한 노하우는 충분히 있었을 것입니다. 이번 영화인 [아틱]은 그런 그의 노하우가 잘 담겨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영화는 내내 주인공인오버가드의 고뇌를 담고 있습니다. 여러 상황 속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삶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의 초반에는 누군가 구하러 올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을 구해주려고 했던 헬기가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그 사고로 인해, 조종사는 죽고 한 여성만이 살아남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상태도 좋지 못했습니다. ‘오버가드는 그녀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 놓입니다. 자신 혼자서 살아가기에는 그럭저럭 괜찮은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추락한 헬기에서 필요한 물품을 찾던 중, 그들이 가지고 있던 지도를 발견했고, 그 지도를 통해 가장 가까운 베이스캠프를 발견합니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가장 가까운 베이스캠프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그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혼자서 베이스캠프로 가서, 그녀를 구해줄 인원과 다시 돌아올 수도 있었고, 그녀를 두고 갔을 수도 있습니다. 비극적인 선택으로는 자신과 그녀의 삶을 포기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장 어려운 선택을 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녀를 두고 갈 수 없었습니다.

 

영화에서는 확실하게 표현되지는 않지만 스스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을 구하려고 하다가 헬기가 사고가 났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인물이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대하는 인물도 아닙니다. 죽은 동료의 무덤을 만들고, 매일같이 찾아가는 것은 물론, 누군지도 모를 헬기 조종사를 위해 무덤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그는 인간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저에게 이런 상황이 생겼다고 했을 때, 그와 같은 선택을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혼자 가는 빠른 길이 아니라, 함께 가는 느린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가 끝까지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이유와 더불어 누군가와 함께 있기 때문에 살고자 하는 의지가 더 생겼을 수도 있고, 자신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 있는 그녀를 구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그는 끝까지 그녀를 지키려고 합니다. 그렇게 이 영화는 결말에 다르게 되는 순간,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4.5 / 5 죽을 것 같다고 하는 이들에게

 

posted by DdaDdaSsij 2019. 3. 27. 21:19

 

18살 선희는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친해지는 것이 어려워 선희는 잘못된 방법을 시도합니다. 선희가 했던, 사소한 행동을 생각하지 못한 결과를 낳게 됩니다. 한국 독립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선희와 슬기]입니다.

 

 

영화 [선희와 슬기]는 상당히 짧은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영화의 스토리 또한 아주 간결합니다. 어떤 상업 영화에서는 러닝타임 확보를 위해서, 메인 스토리와 별개의 캐릭터를 만들어 다른 부분에서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상당히 깔끔합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선희의 이야기를 제외한 다른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 전개와 다른 이야기 또한 등장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상당히 정직하게 할 이야기만 합니다. 시간을 거스르지도 않고, 회상 장면도 없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선희의 이야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좋은 소재를 시나리오에서 잘 사용하고 있는 영화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한 발씩 내딛습니다. 마치, 영화 속 선희처럼.

 

두 가지를 먼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 정다은 배우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는 상당히 다양합니다. 밝은 소녀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두운 면까지 모두 연기할 수 있는 그런 배우입니다. 상당히 큰 배우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이 됩니다.

두 번째로 이 영화는 한국 예술 종합 학교에서 만든 작품입니다. 아직 프로가 아닌 학생의 신분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최소한 이 정도의 퀄리티를 다른 상업영화들이 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할 이야기가 더 많지만, 생략하겠습니다.

 

 

선희는 자신감이 떨어지는 아이입니다. 사실, 한 사람의 자신감이나 자존감은 혼자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일에 대해 용기를 가지고 실행했을 때, 그 결과가 좋았던 적이 적거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조심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람의 대부분은 자라온 환경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딱 한 가지입니다. 선희처럼 조금씩 전진하는 것입니다. 영화 속 선희는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조금씩 다가갑니다. 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자 편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점점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자신의 사소한 행동이 생각하지 못한 큰 비극을 낳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그녀는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녀 또한 안 좋은 선택을 하려고 했지만, 그럴 용기조차 없습니다. 추위에 떨던, 그녀를 거둬준 것은 희망 보육원의 원장님입니다. 그녀는 보육원에서 나름 적응하며, 잘 살아갑니다. 그동안 영화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아이들에게 다정하고, 어른들에게 싹싹하며,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아이로 보입니다.

 

그리고 원장님의 권유로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됩니다. 자신의 첫 실패인 학교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달라졌습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친구에게 먼저 인사하고, 학교 일에도 먼저 나섭니다. 기숙사에 지내면서, 사감 선생을 돕는 학생으로 일을 하게 됩니다. 달라진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친구들입니다. 전에 다니던 학교와 달리 선희에게 아니 슬기에게 먼저 다가옵니다. 슬기는 친구들 덕분에 더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제서야 진짜 학교생활 다운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약간의 일탈도 있지만, 그 일탈보다는 영화 속의 슬기가 행복해 보여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 행복은 얼마가지 못합니다. 주말을 이용해 방문한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으로 온 한 학생이 선희를 알아봅니다. 원장 선생님께 모범상을 받는다는 좋은 소식조차 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과연 선희와 슬기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영화 [선희와 슬기]는 상당히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선희가 조심스럽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발걸음들보다는 누군가가 먼저 손 내밀어 주는 것이 선희에게 더 큰 발걸음이 됩니다. 이 영화에서 선희가 슬기로 변화되는 지점은 두 지점이 있습니다. 보육원과 새로운 학교입니다. 이 두 지점 모두 누군가가 그녀에게 먼저 손을 뻗었습니다. 홀로 남겨진 그녀를 거둬준 보육원 원장님과 새로운 학교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준 방울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슬기가 방울의 친구들과 지내면서 미소를 띨 때 저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제서야 그녀가 살아가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한 번 도망갑니다. 한편으로는 원장님께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해보는 것이 어떨지도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그녀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일인 것을 알고 있고, 그 용기조차 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도망가는 것이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저는 슬기의 아니 방울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느꼈습니다. 이전처럼 비극적인 선택이 아닌 도망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녀도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해봤기 때문에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행복한 시간도 보냈기에 행복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는 그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존재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일본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처럼, 도망치는 것은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그것은 실패나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하나의 희망입니다. 적어도, 비극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아직 삶의 의지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힘든 시간을 보낸 선희도, 누군가 한번의 발길로 행복이 무너진 슬기도, 새로운 삶을 살아갈 방울이도 그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은 존재한다는 것을 그들도 알았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그녀를 만날 수 있다면,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그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야

 

 

4 / 5  나의 작은 발걸음들보다 큰 누군가 건네준 

 

posted by DdaDdaSsij 2019. 3. 27. 21:11

결혼 20년차인 준호와 유미는 아직까지도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준호의 후배인 미희가 그들의 앞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그들의 사이는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자유분방한 가족들의 자유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영화 [썬키스 패밀리]입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는 상당히 난잡한 영화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영화는 크게 준호와 유미 부부와 가족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제적인 주제로 막내딸인 진해의 이야기, 그리고 철원과 경주까지 총 4가지의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막내딸인 진해의 이야기는 자신의 엄마, 아빠의 애정전선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으면서도, 자신만의 다른 이야기가 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4개의 스토리 안에 각각 다른 인물이 나옵니다. 이렇게 된 이상, 차라리 옴니버스 식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이 모든 이야기가 가족의 분위기와 연관이 되어있다는 식으로 보여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 다른 상황에서 성적인 결점을 가지고 있는 철원과 보라 그리고 이미 결혼을 한 부부와 아직 성에 대해 관심도 없는 아이까지 성이라는 것에 대해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상당히 좋은 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철원은 성행위에 대한 걱정, 경주는 성적인 매력 혹은 성숙에 대한 걱정 준호와 유미에게는 사랑 관계를 위한 성, 진해에게는 가족의 화목을 위한 성으로 인식하고 있고, 영화가 풀어내려고 했던 시도도 나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각자의 퍼즐로 흩어져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각 이야기들은 각자의 조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결말에 다다랐을 때는 이 조각들이 하나의 커다란 퍼즐의 완성품같이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각자 다른 작은 퍼즐은 억지로 합치려고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의 캐릭터들이 자신의 이야기만 하기 바쁘고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유는 들어보지 않으려고 하고, 궁금해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인물들이 알고 싶은 것을 무엇일까요? 이 인물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노력을 했던 것일까요? 영화가 모르는데, 인물이라고 알 수 있을까요?

 

 

한국 영화에서 쓸 수 있는 클리셰들은 다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웃기려고 하지만 웃기지 않고, 신선하려고 하지만 신선하지 않습니다. 영화 자체의 밸런스가 무너져서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알 수 없더라도, 영화가 흥미 있다면 그 의미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 영화가 어느 부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은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관람보다는 그냥 바라봤다고 하는 것이 조금 더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보는 내내 짜증이 나는 그런 영화는 아닙니다. 짜증이 나오고, 탄식이 나오는 영화들도 있었으니 그에 비하면 이 영화는 상당히 양호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럼에도 이 영화는 기억에 남는 것이 없네요. 감독이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의도는 알겠습니다. 영화에 온갖 일은 더 벌리고, 영화 종료 10분만에 모든 것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이런 것을 보고, 인물의 우디르급 태세 전환이라고 합니다. 인물이 이렇게 갑자기 태도를 변화하고, 모든 것이 해결된 마냥 같이 춤을 추면 관객도 같이 춤을 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관객들을 너무 얕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꼭 이 영화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요즘 몇몇 한국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원 넘는 돈을 지불하고 영화를 보는데, 그 정도 값어치는 했으면 좋겠습니다. 관객들을 무시하는 영화가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2.5 / 5  연기처럼 흩날려간 이야기들

 

posted by DdaDdaSsij 2019. 3. 24. 00:49

학교 최고의 엘리트이자 인기남인 장즈수를 좋아하는 위안샹친은 그에게 당당하게 고백합니다하지만그에게 당차게 차이고 맙니다그런 그를 포기할 수 없다며끝까지 매달리는 그녀는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요얼마나 더 리메이크 되야 끝이 날지 모르는 동명만화 [장난스런 키스]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영화 [장난스런 키스]입니다.



 

이 영화는 [장난스런 키스]의 리메이크라는 것보다는 왕대륙 배우가 나온다는 점이 더욱 주목받은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거기에 [나의 소녀시대]를 통해대만 로맨스를 제대로 알린 프랭키 챈 감독의 작품입니다그녀가 보여주는 그 간질간질한 사랑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작품입니다.

 

사실이 영화의 스토리를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상당히 비현실적인 영화입니다나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자기 방에 온통 나의 얼굴로 도배를 해놨다고 하면 어떨까요그럴 일은 없겠지만기분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그런데이 영화의 캐릭터는 스토킹 같은 행동을 보여줍니다그런데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상당히 판타지적인 영화입니다교장 선생님이 학생이 고백하는 장면을 보면서 전교 방송을 한다는 것이 현실에서는 말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이 영화는 상당히 하이 텐션을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지나칠 수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상당히 매력적인 것은 사실입니다저도 왕대륙 배우를 좋아하는 편이고대만 로맨스 영화 상당히 좋아합니다특히학생 로맨스 영화를 좋아합니다때문에 저는 이 영화를 재밌게 봤습니다부분적으로 의미 없이 그냥 늘어지는 부분이 조금 보이긴 하지만나름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연출을 통해 영화를 보면서 활력을 얻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그 활력이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오그라드는 영화 잘 못 보시는 분들은 조금 힘드실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위안샹친을 연기한 임윤 배우입니다보면서상당히 놀랐습니다최근 [철벽선생]에서 하마베 미나미 배우가 버거울 정도로 발랄한 캐릭터 연기를 보여줬습니다캐릭터 자체가 상당히 오버스럽지만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좋은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장난스런 키스]의 임윤 또한 그에 버금가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특히그녀의 연기 덕분에 상대역할인 왕대륙의 캐릭터가 더욱 살아났습니다왕대륙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간 영화에서 임윤에게 빠져서 나왔습니다이 영화 속 위안샹친이라는 인물은 푼수끼와 단순함 그리고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이라는 다양한 면을 보여줘야 합니다답답해 보이는 인물이지만그 안에서 사랑스러워 보이는 그런 캐릭터를 구축해야 합니다그런데그 점에서 아주 성공적입니다영화 속 장즈수가 왕대륙 같아 보였다면그녀는 위안샹친 그 자체였습니다그녀의 연기와 매력이 이 영화의 반 이상의 공을 세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수 있는 영화임은 분명합니다프랭키 챈 감독의 전작인 [나의 소녀시대]처럼 톡톡 튀는 그런 느낌이 드는 영화입니다특히이번 영화에서는 허리띠를 푼 것 마냥 전작보다 더 높이 튀는 영화입니다. [나의 소녀시대]를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아마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유치한 거 안 좋아하시는 분들은 보는 것이 고역일 것입니다생각 이상으로 통통 튀는 영화입니다.

 

3 / 5  톡톡튀는 그들처럼

posted by DdaDdaSsij 2019. 3. 16. 01:10

길을 걷던 아사코는 눈이 맞은 어떤 남자와 키스를 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그는 자유로운 영혼은 가진 바쿠입니다어느 날그는 말없이 떠나고돌아오지 않았습니다그리고 몇 년후, ‘아사코는 바쿠와 똑같이 생긴 료헤이를 만납니다말도 안 되는 인생의 순간들을 그린 영화 [아사코]입니다.

 

이 글에는 상당히 많은 양의 스포일러가 들어가 있습니다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선이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공감하실 이야기 하나만 하겠습니다네이버 영화를 보면평론가 평점란이 있습니다정말 이해가 안됩니다이 영화에 저런 코멘트를 달았는지 정말 이해가 할 수 없습니다같은 영화를 본 것이 맞나요여성관에 대한 이야기사랑상실감이 영화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저는 [아사코]가 영화를 공부하는 모든 분들이 꼭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스포일러를 안 하고 영화 리뷰를 쓸 수 없을 것 같습니다보통은 리뷰를 다 쓰고스포일러가 되는 부분이 있을 때만 스포일러 주의를 앞에 넣습니다그런데, [아사코]는 처음부터 이야기하지 않으면 리뷰가 안 될 것 같습니다이 영화는 여러 의미로 모순 덩어리 영화입니다.

 

정말 이상한 영화입니다그리고 어려운 영화이자신선한 영화입니다이 영화와 가장 안 어울리는 말은 뻔하다입니다저는 일본 영화에 대해서는 크게 해석하지 않으려고 합니다의미를 중요시하는 한국 영화와 달리 일본은 보이는 것에 대해 집중하는 경향이 큽니다때문에 다소 의미가 없는 자연의 풍경이 영화의 빈 곳을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때문에 촘촘한 구성보다는 이미지적인 요소나 영화의 전제적인 분위기에 신경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런데이 영화를 보고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우선, [아사코]는 시간이 지나면 더더욱 생각나는 영화입니다영화를 보면서는 알 수 없는 선택들과 예상할 수 없는 결과들로 인해 머리가 복잡해지거나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것입니다저는 후자의 경우였습니다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이 영화를 따라갔습니다이 영화는 알 수 없는 결정들의 연속입니다그런데영화를 보는 저는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영화 자체에 설득력이 있다고 하기에는 설명이 많지 않습니다하지만이 영화는 영화 내내 불안이라는 감정을 이어갑니다이 불안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 같은 불안입니다.

영화 속에서 아사코와 료헤이가 그렇습니다결혼하자는 그의 말에 아사코가 바쿠의 이야기를 합니다하지만, ‘료헤이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두 사람의 첫 만남에서 바쿠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료헤이는 그 말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왜냐하면, ‘바쿠는 못 생겼으니까요진짜로 바쿠는 못 생겼습니다. ‘바쿠는 일본에 존재하는 상상 속 동물입니다특징 중 하나로 사람들의 악몽을 먹기 때문에 사람들이 푹 잘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고 합니다. ‘아사코가 꿈같은 현실을 보냈다고 말을 한 이유도 아마 이 바쿠와 연관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사코를 일본이라는 나라로 비유를 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영화에서 한 인물이 어떤 나라 혹은 대중을 상징할 때는 주인공 이름을 흔한 이름으로 사용하곤 합니다. ‘아사코’ 역시 일본에서는 상당히 흔한 이름입니다때문에 아사코를 일본에 비유하는 분들의 해석도 일리가 있는 해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영화가 어떤 것을 상징하고의미를 품고 있기보다는 그냥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영화의 숨어있는 의미를 찾는 것도 재미있습니다저는 영화를 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이 처한 상황 속 인물의 행동입니다영화를 볼 때인물에 저를 대입해서 보는 편이기 때문에 그 인물의 행동이 이유가 있고납득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상당히 이상합니다.

 

화약 소리에 고개를 돌리다가 눈이 마주치자입술을 맞추고연인으로 발전합니다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지만둘은 털끝 하나 안 다칩니다그 계기로 둘의 사랑은 더 깊어집니다빵을 사러나간 바쿠는 이상한 아저씨랑 친해져서 산 빵을 주고 왔다고 합니다. ‘바쿠랑 똑같이 생긴 료헤이를 만납니다전시장 앞에서 만나서 이상한 핑계를 대며전시장에 들어가고 친구인 마야의 초대로 4명이 식사를 하게 됩니다식사 자리에서 마야의 연기가 이상하다며 갑자기 시비를 걸더니싸운 뒤에 나가려면 쿠시하시를 붙잡고 사과를 하라고 합니다. ‘쿠시하시는 아무도 몰랐던 영어 실력을 뽐냅니다그 이야기를 듣고 사과를 합니다그리고 그것이 진심이라면 그런 사람도 필요하다며 그 사과를 받아들입니다나중에 그 둘은 결혼합니다. ‘료헤이에게 연락해서 만나지 말자고 말한 아사코’ 그리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반차까지 쓰고그녀가 보려고 했던 공연 시간에 맞춰서 갑니다하지만그녀는 이미 공연시간을 바꿨습니다온 김에 보고가려고 했던 공연장에서 갑자기 지진이 납니다지하철을 타려고 했지만지하철은 운행중단걸어서 돌아가는데, ‘아사코가 그를 보더니 갑자기 달려와 안 깁니다둘은 연인이 되었습니다. ‘료헤이가 카레가 맛있다며 칭찬하는데 카레가 아니라 라따뚜이라고 합니다. ‘료헤이는 놀라지도 않습니다. ‘아사코는 우연히 하루요를 만납니다그리고 자신의 친구들과 식사를 하게 되고, ‘아사코는 마야에게 바쿠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료헤이는 결혼하자고 하고, ‘아사코는 바쿠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그런데, ‘료헤이는 바쿠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료헤이가 오사카로 전근을 가게 되어서 집을 봅니다집이 홍수가 나면 피해를 보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그럼에도 좋다고 합니다이사 준비를 하던 아사코에게 바쿠가 찾아옵니다놀란 아사코는 문을 닫고 피합니다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오는데, ‘료헤이입니다이사를 가기전에 마지막으로 모여서식사를 하는데 바쿠가 찾아옵니다. ‘아사코에게 데리러 왔다고떠나자고 합니다망설임 없이 바쿠의 손을 잡습니다그러다가, ‘료헤이에게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바쿠는 쿨하게 보내줍니다. ‘아사코는 돈을 빌려, ‘료헤이에게 돌아갑니다안 받아 줄 것 같던 료헤이는 그녀를 받아줍니다.

 

이렇게 내용들을 나열한 이유는 이 이야기 하나하나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전조증상 따 따위 없고이야기가 왔다 갔다 합니다이런 점이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시종일관 지속되면 이것은 의도가 되는 것입니다생각해보면이 영화에서 어떤 인물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전혀 없습니다해결했다고 생각했던 문제는 다시 돌아오고큰 사건은 별일 없이 해결됩니다관객의 입장에서도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마야의 연극을 보기 위해서 들어간 공연장에서 지진이 난 것은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전개였습니다뻔한 영화가 싫다면이 영화를 보시면 좋을 것 같긴 합니다그런데이 영화를 평온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순간의 선택들이 뜻한대로 흘러가지 않은 인생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우리는 항상 내 맘대로 안 되는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이 영화는 딱 그런 영화입니다인물의 마음대로관객들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자기 멋대로 흘러가는 영화입니다.

 

타인보다는 자신을 우선시 하는 아사코와 타인을 배려하면서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료헤이는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인물입니다. ‘아사코가 자신의 짐을 버려달라고 했음에도 료헤이가 그 짐을 버리지 못한 것은 그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떠나간 그녀가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아니면 그저 버리지 못하고 있던 것일까요그녀의 고양이인 진탄도 버렸다고 말했지만 버리지 못했습니다.

아사코가 바쿠를 기다렸던 것 처럼, ‘료헤이’ 역시 아사코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둘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서로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쿠가 돌아올 수 있다는 불안과 아사코가 떠날 수도 있다는 불안이었죠생각해보면둘은 서로를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그런데이 둘은 서로가 서로를 불안해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하나의 강을 보고도 한 사람은 더럽다 말하고한 사람은 아름답다고 말합니다때문에 둘은 함께해야 합니다한 면만 보고 살 수는 없는 세상이니까요.

 

언제나 내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이 인생입니다순간순간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그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듭니다하지만그 결과를 되돌릴 수 있는 시간도 충분합니다항상 충동적인 삶을 사는 아사코는 충동적으로 사랑에 빠졌고충동적으로 도피도 했습니다자신이 성장했다고 생각했지만 꿈에서 깨어보니 자신은 그대로라는 이야기가 상당히 공감이 되었습니다나름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바라볼 때의 기분은 느껴보신 분만이 아실 겁니다물론성장했다고 모든 순간에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뿐입니다세상은 어떻게 전개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교통사고를 당해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을 수도 있고한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수도 있습니다이 영화는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않습니다해결책이 존재할 수가 없는 일이죠하지만그런 일들이 둘이 함께 한다면 조금은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인 히가시데 마사히로와 카라타 에리카를 이야기 안 할 수가 없습니다특히, ‘카라타 에리카는 이 영화가 영화 첫 주연작품 입니다한국에서는 LG V30 광고와 나얼의 기억의 빈자리’ M/V와 NELL의 헤어지기로 해’ M/V 에서 모습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이제 97년생인 그녀가 세월의 굴곡을 담은 인물의 모습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보여줄 수 있는 지 놀랍습니다.

그리고 히가시네 마사히로는 충분히 익숙한 배우입니다이미 많은 작품을 보여준 배우입니다한국에서는 [리갈하이 2 – 스페셜]과 [기생수], [나는 내일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진 배우입니다저는 이 배우가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 줄 몰랐습니다.

두 배우 모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며사연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의 얼굴을 잘 표현합니다작품 자체가 상당한 연기력을 요구하는 영화임에도 두 배우는 손쉽게 연기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조금이라고 관심 있는 분들에게 정말 권장하고 싶은 영화입니다새로운 영화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5 / 5  말도 안 되는 이 영화의 선택들

 

posted by DdaDdaSsij 2019. 3. 12. 00:10

한국 정부 수립과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관련된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그 중가장 대표적인 영화로 [항거 유관순 이야기]가 있고좋은 영화라는 평과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그리고 또 하나의 유관순 이야기를 선보입니다정부에서 지원하여 제작되었으며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1919 유관순]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알 수 있는 영화에 대한 정보를 봐서는 이 영화의 매력을 알 수가 없습니다연출을 한 신상민’ 감독의 뚜렷한 이력도 없고유관순을 연기한 이새봄 배우 역시 큰 이력이 없습니다이 영화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지원한 작품이라서 기대를 받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그리고 다큐멘터리인 이 영화의 내레이션으로 하희라 배우가 참여했다는 점도 이 영화의 기대 포인트일 것입니다.

 

우선확실히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이 영화는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운 영화입니다영화의 방향 자체가 다를 뿐 아니라제작하는 주최가 영화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습니다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이 영화의 목적이 뚜렷하게 보였습니다이 영화는 어떤 영화처럼 번지르르한 말이 아니라정말로 돈을 벌기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다큐멘터리라는 장르 자체가 상업적인 성격이 약하긴 합니다그럼에도이 영화를 통해 돈을 벌려고 했다면 이렇게 만들면 안될 뿐더러영화에서 말하는 이야기 자체가 상업적이지 못합니다.

 

이 영화는 한 마디로 유관순 열사 홍보 영화입니다제작 주최도 유관순 문화 산업 전문 회사입니다이 회사는 유관순 열사의 영화뿐만 아니라소설드라마뮤지컬과 음반까지 제작 및 제작 예정에 있습니다때문에 극영화로 만들어진 [항거 유관순 이야기]와는 다른 포지션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습니다.

 

극 영화의 성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인상적인 장면이나 대사가 없습니다개인적인 소견이지만저는 이 영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사실을 전달한다는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영화 자체의 매력은 없습니다좋은 의미로 찍었다고 영화도 좋게 본다면 [자전차왕 엄복동]은 희대의 명작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쿠키 영상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과거의 유관순이 현대의 우리들에게 하는 말처럼 들리는 대사인데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진짜 그녀가 원했던 것은 무엇이고그 바램이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느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만약영화를 보시게 된다면 쿠키영상까지 꼭 보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919 유관순]은 재현극을 바탕으로 하는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유관순 관련 인물들에 대한 인터뷰와 전문가의 설명 그리고 배우 하희라씨의 내레이션과 함께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고 있습니다물론이 재현극이 역사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습니다역사적인 사실은 설명하는 부분에서만 등장하고재현극은 그저 재현을 한다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의문인 것을 종교적인 색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유관순 열사가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고종교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것도 알겠는데 이것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서 나오니 조금 거슬립니다영화 속 인물들이 부르는 노래나 모습들도 역사책 같은 느낌입니다한 마디로 딱딱합니다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주기보다는 알려주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오히려 [항거 유관순 이야기]가 조금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유관순이라는 인물을 독립 열사가 아닌 인간 유관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우리가 모르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 속 유관순은 더 가깝게 느껴지고더욱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이런 톤 때문에 연기도 조금 과장됩니다때문에 영화 자체가 조금 감정적으로 느껴집니다영화가 감정적으로 느껴지니 영화에서 말하는 이야기의 설득력이 조금 떨어집니다그녀의 이야기는 이렇게 감정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국민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그런 이야기를 감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안 그래도 단 초콜릿을 설탕에 찍어 먹는 격입니다너무 달아서 목이 써지는 느낌이죠그래도 영화가 짧아서 다행입니다. 말하고자 하면 기술적인 부분도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특히, 음향적인 부분이 상당히 거슬립니다. 하지만, 더 이야기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이 다큐멘터리를 굳이 영화로 만들었어야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차라리, 3.1절에 특집 다큐멘터리로 공중파에서 방송을 하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정말로 유관순 열사를 통해 돈을 벌 생각이 있다면적어도 이런 퀄리티로 나오면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그저 애국심 마케팅으로 호소하는 것밖에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2.5 / 5 그저 돈 벌기 위한 영화는 아니다.

 

posted by DdaDdaSsij 2019. 3. 7. 01:02


원예사업을 하며 은 상을 받을 정도로 자기 분야에서 잘 나갔다하지만그는 그의 가족에는 신경 쓰지 못했다. 12년이 흐르고그가 하던 원예사업이 망하고 가족에게 돌아간다하지만그의 가족들은 그를 받아주지 못한다그러다그는 뜻하지 않은 제안을 받게 되고 그것을 시작으로 마약 운반책을 맡게 된다. 87세에 마약 운반을 하던 한 노인의 실화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영화 [라스트 미션]입니다.



 

이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과 연기를 같이 한 작품입니다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합니다개인적으로는 더 많이 활동해서더 많은 작품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라스트 미션]은 그의 연출적 특징들이 모두 모여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특히 제가 이스트우드 감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인 과하지 않은 연출이 이 영화에 담겨있습니다그의 연출은 항상 정직합니다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어떠한 시선도 개입하지 않습니다판단은 관객들의 몫이 되는 것입니다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사실 영화로 따지면 이 영화의 주인공을 이분법적으로 판단해보면 나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렇다고 이 영화가 이 인물은 나쁜 인물이야.’ 라고 연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출을 하면서도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이 영화는 특히나 그렇습니다최근 작품인 [아메리칸 스나이퍼]나 [설리]가 꽤나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던 것을 생각하면이 영화는 상당히 밝은 영화입니다그 이유는 바로 이 이라는 캐릭터 때문일 것입니다이 이라는 인물이 상당히 대단한 인물입니다입에 필터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죠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말을 합니다많은 나이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이 사람은 그냥 원래 그런 사람이에요하지만다른 사람들은 이 사람이 나이 들어서 그런 것이라고 착각을 해요그런데이것이 이 영화의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영화는 편견이라는 주제를 큰 틀로 삼고 있는 영화입니다아닌 것 같지만이 영화의 인물들은 온통 편견 덩어리입니다백인의 노인 남성이 흑인의 젊은 사람들과 영화 내내 같이 나옵니다이 백인 노인은 그들에게 핸드폰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시간이 지나면 그가 오히려 젊은 친구들에게 문자 쓰는 법을 배웁니다그렇게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이런 것들이 디지털과 아날로그라는 형태도 대조되기도 합니다우리가 디지털 시대로 들어서면서 시간이 중요해졌어요. 1분 1초의 시간이 중요하고조금만 늦어도 짜증을 냅니다하지만우리 어렸을 때 생각해보면 핸드폰도 없이 집 전화로 만 약속을 잡았어요어릴 때라 손목시계도 없고대충 나가서 기다리는 것입니다그런데그때는 오히려 약속에 늦는 일이 별로 없었어요지금은 약속 잡으면시간을 계산합니다. 10시에 만나기로 했으면역으로 시간 계산을 합니다이동시간준비 시간,이것저것 계산에서 몇 시까지 무엇을 하고이런 식으로 계획을 세우죠그런데 그 계획이 100% 안 이뤄집니다어디서 문제가 생겨요그래서 꼭 10분씩 늦게 됩니다.

 

영화에서도 이런 내용이 비슷하게 생겨요오히려 시간에 맞게 딱딱 정해지니까 경찰들이 대기를 하고 있어요그런데이 할아버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합니다그래서 시간이 안 맞아요그러니까 의심도 덜 받고잠복하고 있는 경찰도 피하게 됩니다그리고 조직의 보스도 그런 그를 높게 평가하고 인정하는 겁니다그런데보스가 바뀌면서 이런 전개가 조금 달라집니다더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니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영화가 복잡하지 않은 것도 이 영화의 장점입니다시간 순서가 아주 정직합니다과거 회상도 없고시간을 뒤집지도 않아요그냥 흘러가게 둡니다이런 연출은 영화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대사인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더라와 딱 맞는 이야기입니다영화의 주인공인 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하지만그는 이전에 그가 먼저 가족을 버립니다딸의 결혼식과 자신의 일 사이에서 자신의 일을 선택합니다그리고 그 선택을 후회합니다하지만그 선택을 번복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어떻게든 그 선택을 번복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고그런 선택을 했던 것입니다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고 싶어합니다참전용사인 그가 자동차 번호판에 자신이 참전용사임을 붙이고 다니는 것도 누군가가 그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그도 자신의 일을 선택하면서 나름의 핑계를 대는 것입니다. ‘내가 잘 되는 것은 가족이 잘 되는 일이다’, ‘이 선택은 가족을 위한 것이야’ 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입니다하지만그 선택을 오로지 자신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한 선택입니다가족들은 원한 적이 없습니다자신이 하는 원예사업이 망하고갈 곳이 없어서 가족에게 돌아가려고 했을 때는 그의 자리가 없어진 뒤였습니다만약사업이 아닌 딸의 결혼식을 선택했다면 사업이 망하더라도 돌아갈 곳은 있었을 것입니다자신의 자리를 찾기 못한 그가 자신이 구성원으로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책임감이 들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했어야 합니다물론그 일이 좋은 일은 아니라는 것이 흠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은 전형적인 현대의 아버지 상 같기도 합니다혹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가족과는 대화 한 마디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사이입니다하지만그와 같이 일하는 이들에게는 친근하게 대화를 합니다우리의 모습에서도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남에게는 가족같고가족에게는 남 같은 현대인의 모습을 꼬집는 이야기들을 살펴보면이 영화의 이라는 인물의 모습이 그저 남의 이야기 같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그 곳에서 인정받는다면 가족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꼭 그것이 100% 맞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히 담백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자극적이지 않으면서간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담백하고 깔끔합니다거기에 유머도 상당합니다소리 내어 웃기보다는 괜히 미소가 지어지는 이야기들 그리고 담백하게 연기하는 배우들 그중에서도 연출과 함께 직접 연기를 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그처럼 감독으로 데뷔한 배우 브래들리 쿠퍼의 연기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그리고 그들이 만나는 장면은 마치 노장의 감독이 신인 감독에게 바통터치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영화임에도 이 영화는 무겁지 않습니다그저 있는 그대로의 서사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정말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좋은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범죄를 저지르는 영화인데마음이 힐링되는 느낌도 받습니다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들지만 절대 복잡하지 않은 영화입니다때문에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4.5 / 5  편견의 역설